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셀레나 Mar 02. 2021

지중해의 보석 같은 섬, 키프로스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품은, 아프로디테의 나라

키프로스라고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나요? 많은 사람들이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난 나라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중해 동부 그리스 아테네의 동쪽, 터키의 아래쪽에 위치한 섬나라 키프로스는 몰타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나라들이 교역과 이동을 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식민 지배를 참 오랫동안 받아온 나라였다. 독립 이후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분단: 키프로스는 주변 국가의 세력 다툼과 민족의 구성이 달라 비롯된 분단이었다. 한때 분쟁이 계속된 지역으로 위험한 나라로 분류되었지만, 현재는 분단국 사이에 이동이 자유로울 만큼 안정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장미가 아름다워 '향기의 고장'으로 불리며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키프로스. 이 나라의 과거와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아프로디테, 파포스의 품에 안기다.


아프로디테(Aphrodite)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 12 신 중 하나로 미(美)와 사랑의 여신이다. 키프로스는 아프로디테의 탄생과 관련이 있는데,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아프로디테는 크로노스의 낫에 잘린 우라노스의 성기가 바다에 떨어져 그의 정액과 바닷물이 섞이면서 생겨만 거품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그래서 아프로디테라는 이름도 '거품에서 나온 여자'라는 뜻이다. 이 바다 거품은 펠로폰네소스 남쪽 키테라 섬에 닿았다가 다시 키프로스 섬으로 밀려가게 되는데, 아프로디테는 바로 그곳에서 태어나게 되었다.

*헤시오도스: 헤시오도스는 호메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리스의 대표적 서사 시인이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와 디오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했지만, 헤시오도스는 그의 견해와는 다른 기록을 남겼다.


키프로스 남서부 해안에 자리한 파포스(Paphos)가 아프로디테가 태어난 성지로 알려져 있는데, 파포스는 아프로디테와 관련된 유적지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수많은 유적이 많아 그 자체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명칭이기도 하다.

*아프로디테의 다른 이름: 아프로디테는 탄생과 관련해 키테레이아(키테라의 여인) 또는 키프리스(키프로스의 여인)이라고도 불린다.

*세계유산 파포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인 아프로디테가 인류 역사상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줬기에 파포스 유적을 아프로디테 숭배와 연관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매년 9월이면 파포스에서는 아프로디테 페스티벌 오페라가 열리는데, 이 오페라는 세계적인 행사로 현재 파포스 중세 성에서 열리고 있다. 이 성은 처음에는 항구를 보호하기 위해 지은 비잔틴 양식의 요새인데, 16세기 오스만의 침공 때 베네치안에 의해 해체되었고, 오스만이 다시 섬을 장악한 후에 재건축되었다고 한다.

*파포스 중세 성: 이 건축물은 현재 파포스의 주요 상징물 중 하나이며 1935년 고대 기념물 유적으로 지정되었다. 성 앞에서는 아프로디테 오페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아프로디테를 상징하는 유적으로 또 유명한 것은 파포스 해변 그리스의 바위이다. 이 바위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거품 속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아프로디테의 바위라고도 하는데, 바위 주변에 몸을 담그면 영원한 아름다움을 얻는다는 미신도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바위: 바위 주변에서 수영을 하면 영원한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다는 미신이 전해지지만, 물살이 매우 거친 곳이라 수영이 금지되어 있고, 바위에 올라가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파포스에는 아프로디테 외에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인 디오니소스. 테세우스, 오르페우스와 관련된 유적도 있는데, 바로 카토 파포스 고고유적지에 있는 디오니소스 주택, 테세우스 주택, 오르페우스 주택 바닥의 모자이크이다. 이 유적은 1962년 한 농부가 밭을 갈다 발견한 이후 40여 곳의 모자이크가 발굴되었는데, 모두 2~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끊임없는 식민지 생활과 분쟁

키프로스는 서유럽과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가 모두 만나는 지점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끊임없는 식민 지배를 받아왔다. 식민지 생활의 시작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리스, 페니키아, 이집트, 페르시아, 로마, 아라비아 등 수많은 국가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1987년에는 영국령이 되었다가 1960년에 와서야 독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키프로스의 독립: 키프로스는 영국에 1931년부터 독립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자,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키프로스 독립 논의가 시작되었고 1959년에 독립 협정이 체결되었다.


키프로스의 독립은 불행하게도 평화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지 못했다. 독립 이후에 헌법 실행 과정에서 그리스와 터키 주민 간 이해관계가 달라 헌법 해석의 차이로 소규모 유혈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은 그리스계 부통령은 터키계가 맡도록 한 헌법 규정이 민족 갈등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고, 그리스 정교와 이슬람교를 믿는 양 민족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결국 갈라서게 되었다. 두 민족 간의 대립이 큰 무력 충돌을 유발하자 1964년 유엔군이 개입하였고, 이후 키프로스는 사실상 2개의 분리된 행정체계와 생활권을 구성하였다.

*키프로스의 민족 구성: 키프로스는 그리스인과 터키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종교도 그리스 정교와 이슬람교로 양분되어 있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이해관계로 인해 독립 이후 분쟁의 씨앗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1974년 그리스계 장교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하게 되자, 터키는 터키계 주민보호 및 키프로스 독립 보장이라는 명분으로 군사를 파견하였고, 북키프로스를 점령하여 분단에 이르게 된다. 북키프로스는 분리독립을 선언하였고 국제연합의 승인을 받지는 못하고 터키만 북키프로스를 국가로 인정하는 상태가 계속되었죠. 1983년에는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TRNC: Turkish Republic of Northern Cyprus)이라는 국명으로 독립을 선언하였다.

*쿠데타: 쿠데타를 일으킨 장교는 키프로스와 그리스의 합병을 주장하였다.


유엔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은 남키프로스를 대표국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터키 정부만 북키프로스를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키프로스는 현재까지 분단 상태로 남아있으며, 분쟁의 위험도 어느 정도는 있는 편이다. 하지만 1999년부터 관계 국가들의 중재로 해빙 무드가 조성되었고 대통령 중심제의 정부형태도 안정되어 있으며 통일에 대한 논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독일의 생활문화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