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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Agent Mar 10. 2021

스포츠, 인간 영역의 마지막 보루

인간다움이 보존되는 인간 영역의 마지막 보루, 그것은 어쩌면 스포츠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확진자는 감소하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감염과 사망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바이러스 자체도 두렵지만, 우리가 실감하고 피부로 느끼는 공포의 실상은 어쩌면 우리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과연 우리가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 이와 같은 불확실성이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공포의 핵심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이 두려움이 다른 두려움들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확진자는 감소하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감염과 사망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바이러스 자체도 두렵지만, 우리가 실감하고 피부로 느끼는 공포의 실상은 어쩌면 우리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과연 우리가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 이와 같은 불확실성이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공포의 핵심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이 두려움이 다른 두려움들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가 우리 사회는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뉘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 사회의 교육, 의료, 공공행정은 물론 문화 활동과 인간관계까지,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분야 하나를 고른다면 아마도 그건 스포츠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스포츠는 태생적으로 신체 움직임과 땀 흘림, 사람과 사람 간의 대결로 인한 접촉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 스포츠는 어떤 모습일까? 이는 어쩌면 최근에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혹시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를 알고 있는가? 무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을 담당하고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다. 화려한 CG는 덤이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2045년. 주인공은 시각, 청각, 촉각, 통각까지 느낄 수 있는 최첨단 VR 슈트를 착용한 채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가상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오아시스 창시자가 숨겨놓은 3개의 ‘이스터 에그’를 찾아가는 것이 큰 줄거리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사악한 집단과의 대결을 통해 미션을 완수해 나간다.



그런데 이 영화가 참으로 흥미로운 게 미래와 과거를 아주 절묘하게 섞어놨기 때문이다. 즉, 오아시스의 창시자는 80년대 대중문화 속에 이스터 에그에 대한 힌트를 숨겨놓음으로써, 이스터 에그를 찾고 싶어 하는 도전자들은 자연스레 과거의 문화와 사회를 이해해야만 한다. 따라서 영화 중간중간 백 투 더 퓨처나 터미네이터와 같은 고전 SF영화들의 오마주가 핵심 콘텐츠로 등장한다.


흥미롭지 않은가? 최첨단 미래 플랫폼에 과거의 콘텐츠가 공존한다는 것과 미래의 문제를 풀어낼 핵심 방법이 과거로부터 가능하다는 것이.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는 어쩌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보여주고 싶은 미래 사회에 대한 지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장 선상 위에 발전되어야 하며, 사회는 기술의 진보와는 상관없이 인간성이 결여되지 않은 곳. 즉, 스티븐 스필버그가 생각하는 미래 사회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간의 감각 영역이 확장되는 기술적 휴머니즘이 구현된 곳이 아닐까?


미래 스포츠, 인간 영역의 마지막 보루

상상해보자. AI와 로봇이 우리 삶에 깊숙이 개입해오고 우리의 많은 업무를 대체하는 일상이 도래할 때, 인간 고유의 영역을 마지막까지 지키고 있을 분야는 과연 무엇일까? 몸으로 부대끼는 땀 내음과 사람다움이 있고,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하는 스포츠의 영역이 아닐까? 로봇이 펼치는 유사 스포츠 활동에 열광하고 몰입하는 인간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스포츠는 땀, 노력, 눈물, 기쁨, 웃음, 슬픔 등 인간의 모든 감각과 감정이 투영될 만큼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이 진보하더라도 인간의 감각은 기술을 통해 확장된다. 인간다움이 보존되는 인간 영역의 마지막 보루, 그것은 어쩌면 스포츠일 것이다. 


 몸으로 부대끼는 땀 내음과 사람다움이 있고,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하는 스포츠의 영역이 아닐까? 로봇이 펼치는 유사 스포츠 활동에 열광하고 몰입하는 인간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스포츠는 땀, 노력, 눈물, 기쁨, 웃음, 슬픔 등 인간의 모든 감각과 감정이 투영될 만큼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2045년 미래의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화해갈까? 쉽사리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코로나로 인해 그 변화는 훨씬 더 빨라지고 앞당겨지게 될 것이란 것이다. 스포츠마저 미래화 되는 어느 시점이 온다면, 그래서 앞서 언급한 기술적 휴머니즘이 구현되는 곳이 된다면, 그 모습은 어떠할까? 영화의 내용을 생각해볼 때, 이는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플랫폼은 미래를 지향하고 콘텐츠는 과거와 현재를 대표할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미래 스포츠의 핵심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지 않고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는 매개체로 작동하며, 네트워킹과 확장성을 통해 무엇이든 스포츠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가 어쩌면 미래 스포츠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e스포츠의 진짜 의미는 스타플레이어와 인기 게임 타이틀이 아니라, 네트워킹만 된다면 무엇이든 스포츠 활동이 될 수 있는, 네트워킹과 확장성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전통적 스포츠 종목이 모두 e스포츠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형태적으로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직접적 신체접촉은 낮아질 수 있겠지만, 기술의 진보로 더욱더 편리하고 쉽게, 더욱더 많은 사람이 스포츠에 참여할 기회는 확장되게 될 것이다. 


모두가 코로나의 공포로 절망하고 있을 때, 또한 코로나로 인해 스포츠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또 볼 것이라고 예상할 때, 미래의 스포츠를 생각해보자. 코로나가 유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스포츠 변화는 가히 혁명적일 것이다. 대면 접촉이 없어도 함께 운동하며 소통하고,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인 현장과의 비 분리성을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 ‘liveness’를 지향하여 생산과 동시에 사라지는 스포츠의 소멸성을 회피할 수 있는 미래의 스포츠. 스포츠의 미래에서 코로나 이후의 희망을 발견해본다. 


코로나가 유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스포츠 변화는 가히 혁명적일 것이다. 대면 접촉이 없어도 함께 운동하며 소통하고,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인 현장과의 비 분리성을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 ‘liveness’를 지향하여 생산과 동시에 사라지는 스포츠의 소멸성을 회피할 수 있는 미래의 스포츠. 스포츠의 미래에서 코로나 이후의 희망을 발견해본다. 


*본 글은 필자가 서울시 체육회에서 발간하는 '서울 스포츠'의 2월호에 투고한 글을 다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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