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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익허브 Nov 11. 2024

돈이 없어도 명품은 사야 해! 명품 소비 1위 대한민국

미션 88. 과도한 명품 소비 문화를 경계하라

세계 최고의 명품족은 브랜드 라벨을 사랑하는 한국인. 출처: 블룸버그


'세계 최고의 000은 브랜드 라벨을 사랑하는 한국인’ 경제 대국인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독일을 제치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한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명품입니다. 재작년, 우리나라는 여러 선진국을 제치고 1인당 명품 소비액 1위 국가로 올라섰습니다. 외신은 “한국인들의 사회적 신분 상승 욕구와 과시욕이 명품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며, 한국인이 세계 최고의 명품족이 된 배경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과시욕과 명품 사랑은 예전부터 워낙 유명했지만, 지금은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왜 명품 소비 문화를 우려하고 있을까요? 미션100이 알아봤습니다.



트렌드가 바뀌었다. 명품 소비 주도하는 젊은 세대


오전부터 백화점 매장 앞에 길게 늘어 서 있는 대기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여겨지는 명품 브랜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제품을 사기 위해 모여든 인파입니다. 대기열을 살펴보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픈런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젊은 2030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내일 우리는” 롯데멤버스(2024)


백화점 종사자들은 명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롯데의 소비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소비자 중 Z세대(1995~2003년생)와 밀레니얼 세대(1980~1994년생)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사회적 위치와 소득이 안정된 40~60대의 비중은 4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명품의 주 소비층이 젊은 세대로 옮겨간 것입니다. 최근에는 200만 원까지 호가하는 명품 패딩에 열광하는 10대가 늘어나면서 명품 소비 연령대가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에 노출된 젊은 세대, 어려운 재정 상황에도 명품 구매


“(명품이) 다들 하나씩 있으니깐 보여지는 그런 것 때문에…”, 

“여자 친구 선물 사주려고…”

“인스타나 유튜브 같은 데 비춰지는 그런 사람들이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저거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출처: JTBC. 2023. “[퍼센트] 명품 소비 자극한 '불평등'…MZ 69.5% "계층 이동 힘들 것"”


2030 세대에게 명품을 사는 이유를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입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젊은 세대들은 값비싼 물건을 통해 사회적 신분을 표현하려는 욕구와 상대적 박탈감이 더 강해졌다고 이야기합니다. 외모와 옷차림 등 외적인 것에 가치를 두는 문화가 확산되었고, SNS로 인해 상대와 나를 비교하기 더욱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은 젊은 세대들에게 무분별한 소비 성향을 심어주고, 물질 만능주의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롯데의 소비자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30 명품 구매자들의 대다수는 연소득이 5,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슷한 시기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SNS에서 명품 구매를 인증하는 인증샷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젊은 세대의 이러한 명품 소비 문화를 두고 ‘내가 내 돈을 쓴다는데 무엇이 문제냐?’, ‘비합리적인 소비 문화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와 같은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출처: “내일 우리는” 롯데멤버스(2024)


사치 문화 방조하고 있는 우리 사회?


젊은 세대까지 퍼지고 있는 사치 문화. 사치 문화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우리 사회가 이를 일부 방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유독 명품을 과시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재작년 세계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명품을 과시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한국에서 22%로 명품을 많이 소비하는 국가인 중국(38%)과 일본(45%)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신은 이를 두고 “한국의 명품 수요는 사회적 신분 상승 욕구와 과시욕이 합쳐져서 발생한 결과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법 제도가 사치 문화를 일부 방조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법은 200만 원 이상의 명품 가방이나 보석 등을 사치품으로 보고 이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고가 의류나 신발 등은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재작년 명품 의류와 명품 신발의 구매 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과는 반대되는 조치입니다. 시민단체에서는 “형평성 차원에서도 가방은 하는데 의류는 과세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라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물질적 풍요가 최고인 사회


우리나라는 물질적 풍요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나라로 유명하죠. 돈으로 사람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고, 입는 옷과 신발로 사회적 신분을 구별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러나 물질적 가치를 최고로 여기는 나라가 반드시 행복할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품 구매액은 세계 최상위권일 수 있어도,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권인 것처럼 말입니다. 물질적 풍요와 과시욕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지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습니다. 이제는 값비싼 명품만을 행복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행복을 찾아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Bloomberg. 23-01-26. “The World’s Biggest Luxury Spenders Are Label-Loving Koreans”

롯데멤버스. 2024. “내일 우리는”

매일경제. 24-01-05. “[단독] 2030 “라면만 먹어도 에루샤는 사줘야지”…명품고객 절반 넘겼다는데”

아시아타임스.23-01-13. “명품 소비만큼은 세계 최고… "韓, 1인당 소비액 美中 제쳤다"”

이데일리. 12-08-23. “명품 옷에도 20% 개별소비세 매겨볼까?”

스카이데일리. 22-02-22. “MZ세대부터 4050까지 작년 ‘명품신발’ 구매 늘었다”

JTBC. 23-01-29. “[퍼센트] 명품 소비 자극한 '불평등'…MZ 69.5% "계층 이동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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