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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Dec 23. 2023

텅빈 집만 미니멀라이프인가요?

MZ직장인의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라이프라면 꼭 집이 텅 비어야할까?

신혼 집 준비를 하면서 가전을 새로 구매했다. 기존에 살던 원룸에는 기본 옵션 제품들이 구비되어있었지만 아파트는 그렇지 않았다. 텅 비어있기에 직접 필요한 물건들을 사서 채워야했다.

집순이/집돌이 성향인 우리에게 티비는 꽤 유용한 물건이다. 취미랄게 없는 예비신랑이 유일하게 즐기는 것이

영국프리미어리그 축구 시청이다.  작은 아이폰으로 경기를 보는 모습이 못내 안쓰러워 큰 TV로 편하게 경기를 보게해주고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티비는 85인치를 구매했다. 이불빨래를 편하게 할 수 있는 큰 세탁기와 건조기도 구매했다. 함께 베이킹을 하는 것이 로망인 예비신랑과 나를 위해 멀티쿠커도 구매했다.

그때쯤, 내 마음에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이 느껴졌다.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한다면, TV도 없어야 하려나?’

‘에어컨없이 사는게 진짜 무소유려나?’

구매하는 물건이 많아질수록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본 스터디코드 조남호대표의 ‘경제적자유’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는 경제적 자유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경제적 자유 달성 기준에 대해 허무맹랑하게 10억 30억을 꿈꿀 것이 아니라 자유를 가지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산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알기위해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한다고 말했다.


목표로 하는 돈과 물건이 혹시 남에게 보여주기위해서 인스타그램에 과시하기위한 것은 아닌지. 

34평 아파트가 국평이라고 하니까, 서울에 자가 34평은 다들 있어야한다고 하니까 그것까지 가지는 것을 

경제적 자유의 목표로 삼으려고 하는것는 아닌지.

만약 무인도에 가더라도 샤넬백의 디자인자체가 진정 좋아서 행복하게 사용할 것 같은지.

추구하는 모든 것들에 질문을 던져보고 끝까지 파고들면 경제적자유의 목표액은 현실적으로 책정되고, 달성 이후에도 공허하지않을것이라고 말한다. 


미니멀라이프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좋아해서 갖춘게 아니라 정말 내가 좋아해서 사고 가진것들이라면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사람마다 자신의 본질이 다르다. 누구에게는 오븐이 필요하지만 누구에게는 필요하지않다. 그 필요성에 대한 답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설득할 필요도 없다. 단지 스스로에게 

'너 정말 이 물건 필요하니?'라고 물어보았을 때 아주 자신있고 당당한 마음으로 '이 물건은 날 즐겁게 해주는 물건이야. 언젠가 사라진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지금 이 순간 이 물건만큼은 내 생활에서 함께하고싶어.'라는 답이 나온다면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꼭 미니멀라이프라고 해서

주방과 거실이 텅 비어야할 필요는 없다.

남의 시선과 상관없이 누가 보지않더라도

내가 좋아서, 필요해서 구매한 물건들로

채워진 공간에는 버릴 것도 후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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