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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 Feb 25. 2024

일요일에도 병원을 갔다 왔습니다.

왜 이렇게 아팠을까?

수요일부터 목이 미친 듯 따갑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일어날 때부터 아파서 결국 일하고 중간에 잠깐 30분 수액을 맞고 열이 좀 내려서 괜찮아졌지만 졸업식 시즌 준비하느라 금요일도 일을 과하게 한지라 컨디션이 잘 복구가 안 돼서 퇴근을 했다. 그리고 토요일인 어제는 이모 막내아들 결혼식이라 무조건 참석을 해야 해서 몸이 축나는데도 가야 했다. 결혼식이 오후 즈음이라 원래는 오전에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그것도 가려고 계획을 세웠던 터라 무의식적으로 엄청 압박을 받았던 것 같다. 


중요한 약속이라 꼭 지키려고 했지만 어제 아침 내 컨디션은 나아지지가 않았고 죄송한 마음을 담에 일정을 변경했다. 오전 7시에. 그리고 조금 쉬었다가 준비하고 결혼식을 갔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 많은 곳에 있으니 머리가 멍했고 목이 많이 부어서 음식도 많이 못 먹었다. 그리고 엄마를 서울 집으로 데려다 드리려고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이게 웬걸? 수원에서 서울까지 2시간 20분이 걸렸다. 명절 대란만큼 도로가 꽉 막혀서 움직이질 않았다. 그리고 다시 내려오는 길 1시간 좀 넘게 걸렸고 결혼식 끝난 직후 4시에 출발했는데 집에 온건 8시 반 정도였다. 


이게 화근이 되었으려나? 나는 씻지도 못한 채 그대로 잠들었고 밤사이 목이 더 심하게 붓는 고통이 잠결에도 느껴졌다. 그렇게 아침 8시 즈음 깼을 땐 코로나 걸렸을 때 보다 목이 더 아프게 부어서 말도 못 할 정도였기에 이건 아니다 싶었다. 오늘 넘기면 도저히 안 될 거 같아서 집근처에 있는 일요일도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 아침부터 미친 듯이 걸어갔다. 도착하고서는 조금 대기하를 하고 진료를 받고 수액을 놓아달라고 요청했다.

15만 원짜리 수액을 추천해 주시길래 비싼 감이 있었지만, 아프고 정신도 없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 급하게 말고 천천히 맞아도 된다고 1시간짜리 수액을 처방받고 자리에 누었다. 아무 생각도 안들었고 멍 했다.

그 사이 간호사님이 오셨고 수액 준비를 해주셨고 팔꿈치 사이 혈관이 잘 안 보여서 바늘을 꽂았는데 금방 터져버렸다고 손등에 있는 혈관에 놓으신다고 하길래, 주사 바늘에 겁이 많은 나는


"그런데 손등은 더 아프지 않나요?"


하고 여쭤보니 


"그렇긴 한데 혈관이 약해서 안 보이고 지금 주사 꽂은 혈관은 터져버려서 손등에 놓기 싫었는데 놓아야 할 거 같아요." 


(예전에 어떤 신규 간호사가 피 뽑는다고 주사 바늘을 3번 인가 4번을 계속 찔러서 넣고 빼고 그리고 또 찔러서 마지막엔 내가 극 무서움에 기절을 했었다. 왜 이리 주사 바늘을 무서워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래도 다행히 바늘 들어갈 때만 좀 많이 아팠고 수액 들어가는 건 아프지 않았다. 손등에 바늘 맞을 때 왜 이리 서러운지 눈물이 났다. 일요일에도 나 혼자 병원 찾아서 온 것도 서러웠다. 목요일에도 수액 맞은 팔꿈치가 멍들어 있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결국엔 낫질 않아서 또 이렇게 병원 와서 수액 맞고 있는 내가 참 안쓰러웠던 거 같다. 이렇게 아픈 이유엔 무리한 일과 내가 받은 상처들을 놓지 못한 것들이 합쳐져서 있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서 그냥 서러웠던 같다. 아파도 출근해야 하는 현실에 더 서러움을 느낀 거 같다. 이번 주에만 병원비랑 약값으로 거의 20만 원 후반에서 30만 원 정도가 든 거 같다. 바늘 하나 찌르는 것도 무서워하는데 건강 지킨다 하면서도 아무것도 안 한 나를 이렇게 반성하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매년마다 한 두 번씩 몸이 축나서 수액을 맞곤 했는데, 그만큼 건강관리에 신경을 안 쓰고 살았다. 흔히들 먹는다는 그 영양재조차 챙겨 먹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운동도 예전에 비해 겨울부턴 아예 안 하고 말이다. 면역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나인데 가끔 챙기다 말다 하니까 몸이 더 축난 거 같다. 그래서 첨으로 비타민 D군이랑 B군 영양재를 주문했다. (알약도 너무 큰 거는 삼키질 못해서 먹다 토한 적도 있어서)그리고 일단, 시간 절약을 위해 홈트레이닝에도 도전하기로 맘먹었다. 그래서 매트랑, 폼롤러 덤벨 종류도 찾아보고 구비하려고 한다. 


그래도 지금은 열이 거의 떨어졌고 목이 따끔 하면서 아프긴 하지만 거의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거 같아서 감사하다. 이번 주가 마지막 출근 주이다. 아픔으로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안 좋은 모든 것을 다 털고 3월부터는 새로운 기운으로 힘을 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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