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는 비가 내리나요?
궁금한 게 너무나 많았던 아이
지금도 그렇지만 궁금한 것에 대한 것은 곧잘 질문을 하는 어린이였다고 한다. 말도 많고 질문도 많은 어찌 보면 성가신 아이 엿을 지도 모르겠다. 오죽하면 유치원 생활기록부에 선생님이 "말이 많음"이라고 적었으랴. 지금은 말이 많은 편은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조잘조잘 대는 정도겠다.
어렸을 때 궁금했던 것 몇 개가 생각난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다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다. 비는 물이 부족한 곳에 내리는 것이고, 바다는 물이 많으니 바다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딱히 누구에게도 질문하지 않았고 어느 날 TV에서 나오는 비 내리는 바다를 보고는 혼자서 충격을 받아 멀뚱멀뚱 보고 있던 내가 생각난다. 그때의 충격은 흡사 영화 <Life of Pi>의 한 장면처럼 신선하고 놀라웠을 것이다.
다음 궁금했던 점은 바로 '버스의 번호'였다. 인천에서 살고 있던 나는 어디로든 가는 23번 버스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었다. 인천에 있는 23번 버스는 서울에도 부산에도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전국적으로 버스의 번호는 1가지로 정해져 있는가였다. 예를 들어 인천에 23번이 있으면 전국 어디에도 23번은 없는 것이다. 이 궁금증에 대해서는 엄마에게 질문을 하였지만 전달력이 부족했던 어린이였던 나는 지금도 놀림당하는 에피소드 중에 하나가 되었다.
나의 수많은 질문 중 하나라도 날 이상한 취급을 했던 경우는 없었다. 지금도 나는 어렸을 때 가진 궁금증으로 만들어진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혹시라도 어린이들의 질문을 받는다면 성심 성의껏 대답해 주시길 바란다. 세상은 궁금한 것 투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