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극창작집단 톰방의 대표작 중 하나인 <페페의 꿈>이 2007년 초연되었으니, 17년 동안 꾸준히 공연을 해온 셈입니다. 그동안 여러 연출가와 수 많은 배우들이 참여했고, 작품 구성이 몇 차례 변화를 겪기도 했습니다. 10주년, 20주년 등 기념할 만한 해는 아니지만, <페페의 꿈> 출발에서부터 그동안의 이야기를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글을 시작합니다.
1.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
<페페의 꿈>의 모티브가 된 것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의 피아노 듀엣을 위한 모음곡 <어미 거위(Ma mère l'Oye)>입니다. 1908~1910년 사이에 작곡된 이 작품은 어린이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작곡한 것으로 피아노 앞에 2명이 앉아서 함께 연주하는 피아노 듀엣 곡입니다. 피아노 듀엣을 예전에는 ‘연탄곡’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은 실제로 어린이들의 연주로 초연했고, 1911년에는 발레 공연을 위해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편곡하기도 했습니다. 오리지널 피아노 듀엣 곡은 단순하지만 초보자를 위한 작품은 아니고, 라벨의 개성이 잘 나타나 있는 아름다운 악상이 가득합니다. 오케스트라 곡은 라벨 특유의 색채적이고 화려한 음색의 환상적인 작품입니다.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은 5개의 짧은 소품을 모아 하나의 모음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곡은 프랑스 옛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라벨이 이 작품을 작곡하기 위해 참고한 책은 17세기 프랑스 작가인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 1628~1703)가 프랑스 전래동화를 모아서 정리한 <옛날 이야기 모음(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여러 가지 프랑스 전래동화가 대부분 이 책에서 유래합니다. 라벨이 선택한 이야기들은 “잠자는 공주”, “엄지 동자”, “파고다의 여왕, 레더로넷”, “미녀와 야수” 등입니다. <어미 거위 모음곡>의 5곡에 라벨이 붙인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곡 -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파반느(Pavane de la belle au bois dormant)
2곡 - 난쟁이(Petit Poucet)
3곡 – 파고다의 여왕, 레더로넷(Laideronnette, impératrice des pagodes)
4곡 - 미녀와 야수의 대화(Les entretiens de la belle et de la bête)
5곡 - 요정의 정원(Le jardin féerique)
<어미 거위 모음곡> 악보를 보면, 각 곡의 첫머리에 동화의 한 구절을 따와서 적어 놓았습니다. 그런 내용을 생각하고 작곡했다는 뜻이겠죠. 마지막 곡에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마지막 피날레 음악으로 작곡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부분의 분위기가 아주 화려하고 드라마틱합니다.
아무튼, <어미 거위 모음곡>을 연주하면서 악보에 적혀 있는 동화의 내용을 활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라벨이 악보에 적어 놓은 것들을 이용하면 이 작품을 좀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텐데,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러벨이 악보에 적어놓은 이야기들을 연주에 활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2. “드라마가 있는 피아노 한마당”(1998)
1996년 봄,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한마당> 공연을 마친 뒤, 제게 한가지 제안이 왔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한마당>을 기획, 제작한 곳은 제가 회원으로 있던 민족음악연구회의 분과 모임이었던 ‘피아노소모임’이었습니다. 저에게 ‘피아노 소모임’ 기획을 맡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고민을 좀 하다가 수락을 하고, 1997년 <민요가 있는 피아노 한마당>에 이어 1998년 <드라마가 있는 피아노 한마당>을 기획했는데, 여기서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의 피아노 독주 버전을 연주하면서, 라벨이 악보에 적어놓은 이야기를 활용하여 나레이션과 연기를 곁들였습니다. 공연 프로그램에 의도를 명확하게 적어놓았습니다.
<드라마가 있는 피아노 한마당>은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피아노 연주에 담아내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 왔던 민족음악연구회의 피아노 소모임으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시도했던 독특한 음악회로 주목받았고, 이 공연을 계기로 <노란우산> 출간 등 혁명적인 어린이 음악 콘텐츠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노란우산> 관련 글을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f314b41122b2406/15
3. 페페의 꿈
클래식 음악과 연극 등을 결합한 복합장르 음악극을 꾸준히 제작하던 음악극창작집단 톰방에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던 나는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을 떠올렸다. <어미 거위 모음곡>에 포함되어 있는 전래동화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공연 창작 교실”이라는 뮤지컬 작사, 작곡 수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던 극작가 이희준 선생님께 말씀드려 보았더니 흔쾌히, 금방 대본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목은 이야기 콘서트 <페페의 동화 여행>이었습니다. <어미 거위 모음곡>에 포함된 이야기들 외에 “인어 공주”와 “잭와 콩나무”까지 추가되었는데, 두 이야기는 프랑스 전래동화가 아니긴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두 번째 곡, “난장이”는 좀 더 친숙한 캐릭터인 “헨젤과 그레텔”로 설정되었습니다. 프랑스 이야기라는 원작의 의도와는 좀 달라졌지만, “인어 공주”, “잭과 콩나무”가 포함되려면 “헨젤과 그레텔”이 좀 더 명분이 있습니다. “파고다의 여왕, 레더로넷”은 동양의 ‘파고다 탑’에 사는 못생긴 여왕을 뜻하는 것이었는데, ‘파고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게으른 종족 ‘파고다’로 설정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페페’라는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각각의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만나며 모험을 해나가는 구성이었습니다.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이 연주되는 부분은 대사 없는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게 되고, 실제 극은 뮤지컬 형식으로 되었습니다. 훗날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 작가가 되신 이희준 선생님의 잠재력을 보여준 대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대본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걸림돌은, <어미 거위 모음곡>이 되는 동안 영상으로 표현돼야 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이었습니다. <어미 거위 모음곡> 전곡에 “인어 공주”, “잭과 콩나무”에 어울리는 음악까지 선곡하면 적어도 25분 정도 분량이 됩니다. 25분짜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면 제작비가 엄청날 것입니다. 고민 끝에, 당장 이 대본으로 공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약간 음악회 형식을 섞은 형태로 구성을 바꾸어 공연해 보고, 잘 되면 원래 대본으로 돌아가 보자는 마음으로, 각색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4. Edu-Concert <페페의 꿈>
앞서 언급한 “공연 창작 교실” 수업을 들었던 제자, 이현수 작가에게 각색을 부탁했습니다. 작곡가 라벨을 등장시켜 해설과 함께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역할을 맡기고, <어미 거위 모음곡> 연주할 때 슬라이드 영상과 나레이션을 추가해 보자는 게 기본 아이디어였습니다. 작곡가 라벨이 <어미 거위 모음곡> 악보에 적어놓은 이야기들을 이희준 선생님이 극의 흐름에 맞게 다시 각색을 해 놓으셨는데, 나레이션 하기에 적당했습니다. 영상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슬라이드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Edu-Concert <페페의 꿈>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각색 대본은 원 대본과 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작곡가 라벨이 등장인물 중 하나로 나타나는 것 외에 중요한 부분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희준 작가님이 두 번째 이야기에 ‘헨젤’과 ‘그레텔’을 등장시킨 것과 달리, 프랑스 원작을 살리게 되었는데, “난장이” 대신 “외톨이 톰”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배우가 5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어 규모를 축소한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인어공주”와 “잭과 콩나무”는 제외했습니다. “인어 공주”는 끝까지 고민해서 슬라이드 영상을 위한 그림까지 어느 정도 진행시켰었는데, 최종적으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원 대본에는 “미녀와 야수”의 야수와 “파고다 여왕”이 등장하지 않는데, Edu-Concert 버전에서는 야수와 피고다 여왕을 등장시키게 됩니다. 대신 원작에 등장하는 ‘파고다’ 종족은 무대에 나타나지 않고, 영상으로만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넘버를 대부분 제외했습니다.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머나먼 여행>과 <과자로 만든 집> 일부분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대체로 클래식 연주와 연극이 결합된 형태로 재구성했습니다.
슬라이드 영상은 <즐거운 세상> 공연을 위한 그림을 그려주셨던 조경아 일러스트 작가님이 맡아주셨습니다. 대체로 배경은 온전하게 그리고, 등장인물들은 쪽그림으로 그려서 합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아래와 같이 외톨이 톰과 아버지의 캐릭터 그림들이 배경 그림과 합쳐져서 숲속을 걸어가는 톰과 아버지의 장면이 완성됩니다.
야수 탈 제작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 배우들에게도 꽤 부담이 되는 장치였지만, 극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이희준 작가님께서 설정한 “파고다 종족”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것이었는데요, Edu-Concert 버전에는 “파고다 종족”이 등장하지 않아서 “파고다 여왕”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자면, 위에 적은 바와 같이, 원래 <파고다의 여왕, 레더로넷>은 “파고다” 즉, 동양식 탑에서 사는(혹는 탑을 다스리는) 동양의 못생긴 여왕 이야기입니다. 아마 17세기 서양인 관점에서 동양의 여왕이 못생겼다고 표현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원작의 이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페페의 꿈> 영상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완성된 “파고다 여왕”의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당연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의상 디자인을 영상을 위한 일러스트 그림에 맞춰서 똑같이 디자인한 것입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수월할 수도 있고, 실력 발휘가 안 되니까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가까이 지내던 디자이너였기에 큰 문제 없이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음악은 피아노 솔로 버전으로 하기로 결정했고, 결국 3명의 배우와 피아니스트가 출연하는 소극장 어린이 음악극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2007년 봄, Edu-Concert <페페의 꿈>이 여러 극장에서 초연했습니다. 초연 반응은 폭발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원작의 장점이 많이 희석된 탓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도 지역 문화재단 임원들에게서 “어떻게 20세기 작곡가 라벨의 음악으로 어린이 음악극을 만들 생각을 했냐”며 놀랍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Edu-Concert <페페의 꿈>은 여러 다른 연출가가 참여하면서 다채로운 색깔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꾸준히 공연을 이어나갔습니다. 2012년에는 동시에 2개의 팀이 각각 다른 연출가와 함께 공연하기도 했는데, 그중 한 팀은 녹음 반주(MR)을 제작하고, 배우들의 즉흥 연기를 통해 디테일을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4. 동화뮤지컬 <페페의 꿈>
2017년 어느날, 당시 연출을 맡고 있던 이태권 연출가가 이희준 작가님의 원 대본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대본을 전해 주었는데, 그는 원 대본에 있던 뮤지컬 넘버도 최대한 포함시키고, 원작에 가깝게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원작은 일단 배우가 5명 필요하고 애니메이션 제작 등 공연 규모를 키워야 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표했더니, 배우 3명과 피아노 연주로 할 수 있도록 절충해서 구성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연출의 강한 의지를 믿고 다시 각색을 시도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인어공주” 이야기와 이어지는 장면에 등장하는 물의 요정들이 추가되었고, “파고다 종족”이 영상 속의 그림과 똑같은 초록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야수”와 “파고다 여왕”은 무대에서 사라지고 영상에만 남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인어 공주" 슬라이드 영상을 위한 그림을 어느 정도 작업해 두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잭과 콩나무”에서 다루었던 황금알을 낳는 닭은 “외톨이 톰” 장면에 등장하여 중요한 캐릭터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있던 노래들을 대부분 포함시켜, 클래식 음악회와 뮤지컬이 결합한 형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주제곡인 <머나먼 여행>은 4가지 버전으로 변주되었고, 일부분만 노래하던 <과자로 만든 집>도 온전하게 전체 장면을 하나의 노래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영상은 기존에 사용하던 슬라이드 영상을 그대로 썼습니다. <페페의 꿈>에서 연주되는 곡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 동화뮤지컬 <페페의 꿈>을 공연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생겼습니다. Edu-Concert 버전보다 등장인물의 숫자가 많아져서 다역을 맡은 배우들이 옷을 바꿔입기가 쉽지 않게 되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라벨 역을 맡은 배우는 다역을 소화하면서 <어미 거위 모음곡>이 연주되는 동안 나레이션까지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또 궁리한 끝에,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연주를 포기하고 녹음 반주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도 오케스트라 버전이 있으니, 뮤지컬 넘버들의 반주도 음원 제작을 위해 오케스트레이션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레이션까지 녹음을 했습니다. 배우들은 이제 극에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8년 여름,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또 다른 모습의 <페페의 꿈>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무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로, 영상을 사용하는 대신 새로운 무대 장치와 인형들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대 장치는 복잡한 장치가 포함된 예술작품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미 거위 모음곡>이 연주되는 동안 등장하는 캐릭터나 이야기를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하나의 장치에 포함시켰습니다. 각각의 장면에 따라 해당하는 캐릭터나 모형이 움직이는 기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파고다 여왕”의 커다란 머리를 인형으로 제작해서 세트 뒤에서 머리가 나올 수 있도록 했고, 외톨이 톰에 등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닭은 배우가 손으로 움직일 수 있는 손수레 비슷한 모습의 인형으로 표현했습니다. 배우는 라벨 역할을 분리하여 1명을 더 추가했습니다. 지금까지의 <페페의 꿈> 중 가장 다른 모습의 공연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 공연을 위해 제작했던 독특한 무대 세트를 다시 사용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공연을 계기로 작품 형태를 바꿔볼까 고민을 했었는데, 결국 다시 슬라이드 영상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녹음 반주와 녹음 나레이션, 슬라이드 영상을 활용하는 <페페의 꿈>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5. 오케스트라와 함께 <페페의 꿈>
2021년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제안으로 대전시향과 함께 <페페의 꿈> 공연을 하게 됩니다. <어미 거위 모음곡> 오케스트라 버전이 있고, 노래 반주도 모두 오케스트레이션을 해 놓았으니 준비하기 어렵지 않은 공연이었습니다. 색채감이 넘치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라벨의 오케스트라 작품을 대전시향의 라이브로 들으면서 공연하는 <페페의 꿈>은 기가 막혔습니다. 녹음 반주에 맞춰 공연하던 배우들이 오케스트라 연주 호흡에 맞춰 노래하기를 무척이나 어려워했지만, 그래도 빠르게 적응하며,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는 남다른 기회를 가진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이듬해인 2022년에도 대전시립교향악단과의 <페페의 꿈> 공연은 이어졌습니다.
대전시립교향악단과의 공연은 <페페의 꿈>에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가까이 지내던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업을 타진해 보았습니다. 2021년 겨울, 어느 축제에서 군포 프라임필하모닉과 함께 공연을 해 보았습니다. 대전시향과의 공연보다는 작은 규모였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신청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3 공연유통협력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작품 업그레이드를 하면서군포 프라임필하모닉과 함께 2023년 춘천인형극장과 금정문화회관, 상주문예회관 등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작품이 또 한 번 크게 변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배우를 2명 더 늘여서, 총 5명으로 오케스트라와의 균형감을 확보하면서 보다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고자 했고, 오케스트라가 포함된 무대에 맞게 새로운 무대 세트도 제작을 했습니다. 배우가 늘어나면서 몇가지 캐릭터들이 추가되어 의상도 모두 새롭게 제작했습니다. 음악도 짧은 서곡과 “파고다의 노래” 등이 추가되었고, 안무와 장면들도 전체적으로 다시 연출되었습니다. 2023년은 <페페의 꿈>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탈바꿈하는 시기였습니다.
2024년에는 5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형태를 유지하며 녹음 반주로 공연을 했습니다.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와 녹음 반주, 이렇게 2트랙으로 공연을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공연 17년차 <페페의 꿈>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게 될지 기로에 서 있습니다. <어미 거위 모음곡> 오케스트라 버전이 발레를 위한 것이었으니, 발레와 함께 공연하는 꿈도 꾸고,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봅니다. 끝없이 변화해 가는 <페페의 꿈>이 항상 관객 곁을 지켜나가기 희망합니다.
감상1: <페페의 꿈> 중에서 "과자로 만든 집"
https://youtu.be/pnIW0PGgdUE?si=y51Itqw6j0M8VA-T
감상2: <페페의 꿈> 중에서 "머나먼 여행3"
https://youtu.be/C-YOENJddiE?si=moe3hfkQ0Oulsp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