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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타자기 Nov 06. 2022

워킹맘의 출퇴근 여행일기 6

슈뢰딩거의 고양이

가을의 정취를 담고 싶어 차가 잠시 정차해 있는 동안 풍경을 담는다.

밤의 단풍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핸드폰 카메라 버튼을 누른다.

차 천장(컨버터블 아닙니다.)도 살짝 열어 찍어보고.

그런데 아뿔싸. 어두워서일까.

천장에 보이는 아름다운 단풍은 조도로 인해 온통 뭉그러졌다.

더불어 전경 사진 속 빨간 불이었던 신호등은 파란 불로 바뀌어져 찍혀 있다.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내가 느끼는 것을 순간적으로 캡처 하고자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멀어지는 풍경들.


내 인생도 그럴까.

애를 써서 어떤 흔적을 남기거나 성과를 내고자 하면 할수록

그 풍경 속의 나는 스스로와 멀어지지는 않을까.


나는 가만히 있는 법을 잘 모르겠다.

수영을 잘하려면 물에 내 몸을 온전히 맡겨야 한다던데

그래서 아직 내가 수영을 못하는 걸까.

가장 나다운 모습은 무엇일까.


방황하는 채로.

늘 짝다리를 짚고 만족하지 못한 눈빛으로.

불안한 채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마지막 날

난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 질까.


아이나 데리러 가야겠다.


#공감 #글쓰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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