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난히 자주 목격하고 있는 저 부적.
입춘대길 땡양다땡.
땡에 들어갈 단어는 건과 경이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는 뜻이었다.
이런 게 눈에 들어오고 마음을 흔들다니.
어쩌면 전시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매일을 봄처럼 새롭게, 좋은 일들이 많아 축하하기를.
아주 괜찮은 삶의 목적이 생겼군.
새로운 기분과 좋은 일.
부적의 이름은 '입춘방'이었다.
어릴 적 춘방이라고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혜원아, 춘방 붙이게 미니사다리 가져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원래 붙어있던 종이 위에 덧붙이던 아빠와
그 아래 서서
필요한 게 없을까 지켜보던 조수, 혜원
난 저 부적이 빨간 마스크를 막아줄 거라 굳게 믿었다.
입춘방은 말 그대로,
24절기 중 첫째 절기인 입춘에 붙인다고 한다.
"나 내년 입춘엔 이거 집에 붙일거야! 건양다경. 비나이다 비나이다."
했더니
옆에 있던 남자 친구가 자신의 생일이 거의 입춘이었다고 알려줬다.
"헐, 절기가 음력이 아니었어?"
궁금해서 찾아보니 엄청난 긴 설명이 필요했다. 아무튼 절기는 양력이 맞았다.
앞으로 남자친구 생일 선물에 입춘방을 같이 껴서 줘야겠다.
아니지, 스티커로 만들어서 친구들도 나눠줘야겠다.
목격된 춘방들은 제각각 취향껏 스타일을 뽐내며 붙어있었는데,
아무렇게 붙이는 건 아니었다.
八 팔자로
문의 오른쪽에 '입춘대길'을, 왼쪽에 '건양다경'을 붙여야 한다고.
이렇게!
이왕이면 제대로 붙여서 효과를 잘 보셨으면 좋겠는데
잘못 붙인 카페 사장님들께
"사장님, 이거 반대로 붙이셨어요." 알려드리면 너무 오지랖일까.
5월 27일의 일
- 남자친구와 1000일 데이트 : 앞으론 더 즐거울 거야. 재밌게 놀아드리겠소
- 저녁은 내가 쐈다. 백수지만 막창 사 줄 돈은 있어!
- 스튜디오 콘크리트 <당신은 누구인가> 전시 관람 : 유아인은 없었고 철화 작가님은 있었다.
- 친구랑 자주 가던 카페 3년 만에 방문 : 여전히 좋았다. 재즈를 틀어서 좋아하던 곳. 손님들도 노래가 좋으니 배려하며 다들 크게 이야길 하지 않았다. 사진에 힌트 있음
- 독서 : 어제에 비해 오늘은 좀 많이 읽었다. 작가님을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책은 비밀.
- 거북목으로 인한 두통이 더 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