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많이 잡니다. 잠이 원래 많다고도 하지만 그 모습이 고독해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외출하고 없을 때, 또는 모두가 스마트 기기를 보고 있을 땐 혼자 똬리를 틀고 소파 구석 자리로 갑니다.
고양이가 야생에서 살아간다면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아다녀야 할 것이고 비바람도 피해야 하겠지요. 추운 날엔 몸을 데울 곳을 확보해야 할 것이고요. 그러니 고독해도 고독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고양이의 일부는 반려동물이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등 따습고 삼시 세끼가 차려지지만 고양이는 여전히 소리 나는 청소기를 보면 맹수에 대항하듯 발톱을 세웁니다. 사냥할 필요가 없는데도 각종 전선을 물어뜯습니다. 아무것도 없는데 혼자 날렵하게 질주하다가 거실 바닥에 미끄러져 나뒹굽니다.
고양이가 원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어찌 보면 인간의 문명에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고양이의 유전자에도 어떤 변화가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과 애착을 형성하는 방법, 먹이를 요구하기 위해 사람에게 다정하게 구는 방법, 단조로운 실내에 적응하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방법 등......
대개 고양이 같은 동물은 후각을 통해 영역을 정해 나가고 자신이 정한 영역 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개척하는 일은 동물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눈에는 우리 고양이가 더 넓은 세상을 궁금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대륙을 횡단하진 않았어도 야외를 누비며 좁고 어두운 곳을 개척하고 잘도 다녔는데, 내겐 그런 재주가 있지만 이제 쓸데가 없구나."
고양이도 그런 생각을 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인간도 생존을 위해 수렵 채집을 하고 이동하던 시기엔 고독이 무언지 몰랐을까요?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낸 문명 속에 우리는 고독과 행복의 가치를 알아가고 또 괴로워합니다. 인간과 더불어 고양이도 새로운 문명에 적응해야 할 신세라는 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인간과 고양이는 고독과 공존을 함께 헤쳐나가야 할 동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고독과 공존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