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나 Feb 02. 2024

아기 대신 아프고 싶지 않아

아기들이 처음 아팠던 날


천둥아, 번개야.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 벌써 4개월이나 지났네!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전혀 믿겨지지 않아.

그동안 이유식을 시작하고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느라

엄마가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

지금도 잠 잘 시간을 아껴가며 글을 쓰는데,

어제 엄마랑 친한 언니가 임신했을 때 썼던 일곱 개의 글을 아이가 읽고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며

티나는 꼭 기록을 많이 남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너지를 내서 글을 써보려고!


공교롭게도 천둥이랑 번개가 최근에 많이 아파서

엄마 아빠도 마음이 아프고 같이 많이 힘들었어.

병원에서는 목감기라고 하셨는데,

엄마 아빠랑 최근에 같이 밖에 나가서 감기가 걸렸나

자책하게 되더라고.


처음에는 열만 좀 오르는 것 같더니

병원에 다녀오자 번개가 엄청 보채기 시작했어.

번개는 엄마가 제발 표현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기 의사 표현이 없는 아기였는데,

계속 칭얼거리고

밤에도 잠천재르고 부를만큼 한번 잠들 때 바로 잠들고

이후에 절대 깨지 않는 아기였는데,

저녁 동안 거의 세 시간 내리 우는 번개의 모습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어.


하지만 대신 아팠으면 하는 마음을 절대 가질 수가 없었는데,

육아에 도움을 받기 어려운 이 상황에서 

엄마까지 아파버리면 번개와 천둥이 둘 다 케어하기 어려워질 상황을 뻔히 알고 있었기에

번개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지만

엄마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더라고.


하지만 번개가 잘 버텨낼 것이라고 믿고 있었고

엄마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그 바람대로 번개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음 날엔 열이 많이 떨어졌어.


그렇게 우리 아기들의 아픔은 끝난 줄 알았는데,

그 다음 날 부턴 천둥이가 아프기 시작하더라고.


다행히 전날에는 아빠와 함께 병원에 갔지만

이번에는 똑같이 휴가를 또 쓸 수가 없어서

엄마 혼자 천둥이와 번개를 데리고 병원에 갔어.

그 때 까진 괜찮았는데,

병원갔다 돌아온 후 천둥이의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해서

낮잠 입면조차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울음소리,

가만히만 있어도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


항상 웃기만 하는 우리 아기들에게 힘든 일이 있고,

당장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마음은 아팠지만

너희들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일이

엄마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아기들을 토닥이며 하루하루를 버텼지.


그동안 이유식이나 생활 패턴도 같이 바뀌며

엄마도 그간 잊고 있었던 게으름의 씨앗이 다시 발아한 것 같아.

하지만 아기 낳기 전 엄마의 삶에 아쉬웠던 삶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오늘은 패턴을 다시 찾으려 노력을 많이 했어.

그리고 놀아주려고 시간도 치대한 효율적으로 썼단다!

기분탓인가.

우리 아기들이 더 좋아하는 느낌이었어.


우리 천둥이랑 번개가 하루하루 커갈수록

엄마도 많이 성장하고 있어.


엄마 아빠가 알려주는 말과 행동들을 따라하고

엄마 아빠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웃는 너희들의 모습을 볼 때 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가끔은 눈물이 날 것 같아!

너희들도 자식을 낳으면 이런 느낌일까.


이번에 아픔으로써 면역력도 기르고 세상이 순탄하게만은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이해했길 다라!


나중에 우리 천둥이와 번개가 아직도 읽을 게 남았냐고 할 정도로

기록을 많이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오늘의 글을 여기서 마칠게.




2024년 2월 2일 금요일

맥주 500cc 세 캔 마시고

생각에 잠긴 엄마가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가 힘든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