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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해슬 Feb 21. 2022

‘어린이집 가기 싫어요’ 아침마다 우는 아이

내가 사는 곳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1월 말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긴급 휴원에 들어갔다.  2주 동안 긴급 휴원, 1주 연장, 그리고 정상 등원의 시작, 오늘은 그 첫날.


둘째 아이는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엄마의 부름을 거부하며 늦잠을 자더니, 어이 아침부터 눈물을 터뜨렸다.


“어린이집 가기 싫어! 도대체 언제 안 가는 거야?”


아이야.. 어린이집은 매일 가야 .. 제발 기분 좋게  타러 나가자..


둘째 아이를 열심히 설득했지만 협상은 난관에 부딪치며, 아이의 사정없는 발차기 세례와 함께 우리의 협상은 결렬되었다.


“선생님, 아이 준비가 늦어서요. 차량 등원은 못할 것 같아요. 급하게 연락드려서 죄송해요. 이따가 제가 직접 등원시킬게요.”


차량이 우리  앞으로 오기 2 , 둘째 아이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고 선생님께 급하게 전화를 드렸다.

(평소에는 차량 등원을 못할 경우에는 20분 전에는 문자로 연락을 드린다. 그래야 다음 아이도 타는 시간을 조정할 테니까 말이다.)


한숨을 쉬며 전화를 끊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둘째 아이를 바라봤다.

여기서 차근차근 설명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렇다면 나는 육아의 달인이다. 진즉 육아 관련 에세이라도 한  써서 출간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크게 혼냈다.


엉엉 울면서 입을  다문 둘째 아이와 기싸움  시간을 벌이고선, 이런저런 타협안 끝에 택시에 태워 점심시간 직전에아이를 등원시켰다.


(여기서 “싫다는데 안 보내면 되잖아요?”라는 질문은 사양한다. 가정보육하는 3주 동안 엄마는 미치는 줄 알았다.)







첫째 아이도 5, 6  어린이집 등원 거부가 심했다. 맘카페에서 이런 고민의 글이 올라오면 ‘어린이집 가기 싫어하면  이유가 있다, 옮기는 것도 생각해보라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그런데 막상 내가  입장이 되니 옮기는  쉽지만은 않았다.


여러 사정들이 있었고, 결국 큰 애는 7살이 되어서야 어린이집을 옮겼다. 옮긴 것은 결과적으로는 좀 더 나은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큰애도 여전히 가끔 한 번씩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하므로.


각자의 성향 차이가 있는데, 우리 큰애는 친구 관계 맺기가 서툴다. 행동도 느리고, 상대방이 말할 자기 생각에 대화도  이어지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기차 세계에만 집중하는 아이다.

(울 아이 디스 하는 엄마인데 ^^;; 이런 성향의 아이도 있다는 것만 알아두시라.. 타고난 성향이다..)


이런 성향인 우리  아이에게 어린이집은 상당히 재미없는 곳이었다. 친구들이 아무도 자신이랑  놀아주는 곳이었고, 선생님은 아이를   불러서 아이에게 말해야만 우리 아이가 행동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걸 겪고 나니 둘째 아이가 등원 거부를 해도 어린이집 문제보다는 아이의 성향 문제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물론 둘째 아이는 큰 애랑 다르다.

그러나 아이 디스를  해보자면 큰애와 달리 떼쓰는  심해서 대부분 맞춰줬더니, 해야  일과 하지 말아야  일에 대해서 단호한 말투를 쓰면 아주 심하게 싫어한다.


세상 어느 부모도, 세상의 어느 선생님도 하지 말아야 할 것에는 단호할 수밖에 없다. 위험한 행동을 하면 조심하라고, 그건 하면 안 된다고 말해줘야지..

그걸 못마땅해하는 우리 둘째 아이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자기한테 화낸다고, 무섭다고 한다.

이건 아이가 늘 내게 하는 말이다. 무섭게 말하지 말라고. 평소 내 목소리가 굉장히 하이톤이라서 가끔 의식적으로 차분하게 말하려고 하면, 아이는 그걸 무섭게 말한다고 느낀다. (어쩌라는 거니 아이야..)


 애랑 달리 둘째는 어린이집에서 단짝인 친구도 있고, 어린이집에서 공부가 아니라 놀이 위주로 하는데도, 어린이집 등원 거부를 하면 엄마 입장에서는 속이 터진다..


3월이 되어 6 반으로 올라가서 적응을 잘하면 등원 거부를 하지 않겠지만.. 계속 등원 거부를 하면   있나..  보낼 수는 없으니 옮겨야지..




+


그전에 <금쪽이> 프로그램을 열심히 봐봐야겠다. 오은영 선생님 말씀을 다시 새겨야   같다.

우리 아이들의 성향은 결국 엄마 탓인가.. 내가 평소에 알게 모르게 아이들한테 너무 화만 내나. 일방통행 지시적인가.. 잔소리만 심한가.. 오만가지 슬픔이 밀려온다.  탓인가 보다 하고..  

씁쓸한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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