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어둠도 아닌 순간들 -
낯선 땅에서 살면서 생긴 습관들 중 유독 마음에 가깝게 와닿았던 것은 바로 '계절 감각'이었습니다.
짙고 길쭉한 독일의 어두운 겨울날들,
그 끝자락에서 작고 미미하게 발견되는, 하루가 길어졌음을 체감하는 어느 저녁은
그 자체로 '희망'이었던 것 같아요.
심야 근무를 마치고, 22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흰 눈이 품은 봄의 예고편을 눈에 담기 위해서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보태니컬 가든(botanical garden)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바깥이 어둡고 단조로울수록 집안은 형형색색
화려한 꽃으로 공간을 채우는 장면들도 잊을 수 없는 색감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