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 살 정원사가 쓰는 독후감
사실 이 글은 독후감을 가장한 자랑 글이다.
예전에 김영하 작가님께 책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일하던 수목원을 방문하셨는데 가방에서 기념으로 책을 선물로 주셨다.
소설가에게 책을 선물 받는 것도 큰 영광이었는데
서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아주 특별한 책이었다.
명함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인데 직접 싸인도 해주셔서 그해 가을이 더 빛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선물해 주신 책을 읽으려니 글씨가 작아서 정독하기가 힘들었고
나중에 큰 책을 따로 사서 읽자 했는데 5년이 지나버렸다.
트렁크에 고이 모셔뒀고 분명 새책이었지만 5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엔틱 해져버렸다.
싸인도 살짝 번지고...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이제 노안이라 그런지 예전에 작아서 읽기 힘들었던 글씨가 오히려 잘 보였다.
노안을 앓고(?)있는 분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안경을 벗고 인상을 찌푸리고 글을 읽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폰을 볼 때나 서류를 볼 때 우리 노안 피플들은 오히려 안경을 내리고 본다.
잘 보려고 안경을 (비싼돈 주고) 착용하는 것인데 자세히 보려고 안경을 벗다니 참 안타깝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오히려 안경을 벗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과의 거리가 가깝다 보니 자연스레 몰입도도 높아지고 소설 속 사람들의 목소리도 더 잘 들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노안이라 슬펐는데 오늘 잠시 노안이라 특별한 경험을 했다.
역시 책은 손에 들고 페이지 넘겨가며 읽어야 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