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확실한 사랑 표현에 대하여
11월 1일부터 반드시 겨울이 오는 춘천을 떠나
세 번째 겨울을 맞았다.
세상에 엄마의 김치가 사라진 지 10년이 되었다.
엄마가 없다는 것은 더이상 세상에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은 없다는 것이다.
엄마가 떠나고 겨울이면 김치를 챙겨주는 어머니가 계신다.
아들의 친구라는 이유로 해마다 김치를 주셨다. 얻은 김치는 그 양이 너무나 넉넉해서 우리 네 가족이 먹기에 충분했고 김치 냉장고를 마련해야 할 정도…
춘천을 떠나며 여러 아쉬움이 걸렸지만 그중에 춘천 어머님의 김치는 컸다.
하지만 매년 그의 아들은 굳이 세종까지 김치를 날랐다.
올해도 넉넉한 김치 한통을 받았다.
춘천의 겨울은 일러 12월에 받은 김치는 이미 적당히 익어 있었다.
김장의 의미를 상실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김치 한통이 겨울 풀줄기 같은 나를 데운다.
무심히 먼저 떠나신 엄마가 꿈에 찾아온 듯 눈물겹다.
올 겨울도 김치 한통이 시들어 가는 날 살린다.
덕분에 한편으로는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