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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Jun 02. 2024

올레 18길과 사라봉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두번째 날이 밝았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날까지 날씨가 엄청 좋지만 다음날은 구름 많은 날, 그 다음날은 비가 온다고 했다! 아항! 오늘은 가능한, 아니지 할 수 있는 만큼, 신나게 걸어야지! 이번에 택한 올레길은 18길 역방향이다. 뚜벅이 아줌마는 새벽 도깨비라서 해뜨는 방향을 고려하여 동쪽에서 서쪽으로 해를 등지고 걷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스타고 조천만세동산으로 가서 출발하기로!


다행히 숙소 근처인 연동주민센터에서 311번 버스를 타면 한번에 갈 수 있었다. 혹은 신제주로터리에도 한번에 가는 버스가 몇 개 있으니 가는 시간에 맞춰 카카오맵에서 찾거나 제주버스정보 사이트에서 찾으면 된다. 제주도 뚜벅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가능한 한방에 갈 수 있는 버스를 찾는 거다. 마일리지 뱅기표가 여행 날짜를 정해줬다면, 일정은 버스노선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가고 싶은 장소 가운데 버스 한번으로 이동 가능한 곳부터 우선 일정에 포함시키는 게 팁이라면 팁이다.  


평일 이른 아침 조천 만세동산에 내리는 사람은 나 혼자더라. 예상보다 규모도 크고 조형물도 여러개였다. 

올레 18길 끝지점으로 갔을 때 나처럼 역방향으로 걷기 위해 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까지도 18길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상상조차 못했는데, 진짜 이뻤다! 제주도 특유의 지붕은 볼수록 매력있다.

풍경이 미쳤다! 눈 돌리면 화보 그 자체!

가다보면 빨래터였던 곳도 있고, 작은 포구도 있고, 들판도 있고, 각종 아름다움의 종합선물세트 같다.

아래 사진은 닭머르 해안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던 사람들이 알려준 건데, 상당히 유명한 곳인지 커다란 망원렌즈가 달린 사진기로 사진 찍는 모습도 봤다.

이후로는 아스팔드 길이 많아서 지루하다는 평도 있는 것 같은데, 내게는 아니었다. 자동자 도로와 아스팔트가 있는 구간조차 양 옆이 뻥! 뚫려서 마음도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바다와 산이 아닌데도 이토록 시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어딜봐도 화보다. 걷다가 사진찍다를 반복하며 계속 갔다보니 마을로 길이 이어지고 삼양해수욕장이 나왔다. 올레 18길을 완주하려면 그 방향으로 좀 더 가야하고, 완주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끝까지 간다고 하지만 나는 그게 아니므로 곧장 사라봉으로 가려고 마음먹었다. 체력이 좋아지긴 했지만 강철체력은 절대 아니므로 욕심을 내다가 나머지 일정을 망칠 수 있기에, 거기서 사라봉 공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기사님에게 물어보니 사라봉 정류장이 아니라, 우당도서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더라.


절도 있고, 길도 이쁘고, 근처 주민들도 자주 오는 장소 같고, 방향을 물어보니 모두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일단 사라봉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갔다. 아주 높은 편이 아니라 쉽게 갈 수 있지만 이른 아침부터 계속 걸었기 때문에 살짝 힘이 들긴 했다. 그래도 주변을 돌러보니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제주도 최초의 등대인 산지등대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잉? 등대? 그거 안보이는데, 어딨지? 안내판에 나와있긴 한데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나중에 보니 사라봉 끝까지 올라오기 전에 등대부터 보고 올라왔다가 그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되는 거였다. 즉 우당도서관 옆길 ⇒ 등대 ⇒ 사라봉 정상 ⇒ 반대편 길로 내려가기! 하지만 등대보고 다시 올라오는 건 무리여서 그냥 왔던 길로 내려가 등대를 본 다음에 이동하기로 했다. 참고로, 우당도서관에 매점 & 편의점 & 화장실 있다!


자, 그럼 산지등대를 봐야지? 산지 등대는 1999년에 은퇴했고 지금은 그 옆 등대를 사용한다고 했다.

바로 옆에 이쁜 물결카페 & 귀여운 포토존도 있다. 

아, 근데 아직도 대낮이다. 이렇게 좋은 날씨가 매일 오는 것도 아닌데 여기서 멈출 수 없지! 이런 날은 해변도 한번 봐줘야해! 


뚜벅이 아줌마는 계속 이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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