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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망보스Jinny Jul 21. 2023

라라랜드는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30대가되어 7년만에 다시 본 라라랜드는


인생영화가 뭐에요?


라라랜드는 2016년 개봉당시 영화관에서 처음 보고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아 아주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던 영화이다. 충격으로 영화관에서 2번을 다시 봤다. 그리고 이 영화는 역시나 다음 해 '가져갈 수 있는 건 다 가져갔다'고 할 수 있을정도로 감독상을 포함해 남우/여우주연상을 모두 싹쓸이 했고, 한국에서도 4차 재개봉을 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 후로 '인생영화가 뭐에요?' 라는 질문에 나는 으레 망설임 없이 '라라랜드'라고 답해왔고 만나는 사람이 생기면 항상 라라랜드를 같이 봤다. 큰 흥행성적을 거두고 누가뭐래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 가까운 사람들중엔 라라랜드가 지루하고 재미없었다는 평을 하는 이들이 유독 많았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이따금 라라랜드를 다시 보기는 했지만, 무려 4차 재개봉을 하는 동안에도 같이 보러 갈 사람을 찾지 못해 지금껏 영화관에서 다시 볼 기회는 없었다. (혼영은 아직 도전해보지 못한 영역이라...)







'라라랜드'는
새드엔딩일까?
해피엔딩일까?

2016년 라라랜드가 개봉했을때 나는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였다. 그리고 30대가 된 올해 독립영화관 '라이카 시네마'에서 라라랜드가 상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라라랜드를 다시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앞 서 말했듯이 나는 그 사이에도 종종 라라랜드를 다시 보곤 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감상은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왜 내가 이 영화를 그토록 좋아했는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 영화에 대한 나의 감상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알 수 있었다.

라라랜드는 새드엔딩인지 해피엔딩인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영화다. 아름다운 비주얼, 각본, 음악, 연출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새드엔딩과 해피엔딩 두 가지 관점이 모두 존재 한다는 점이다. 보통의 로맨스 영화라면 이 결말은 새드엔딩 일테지만, 나는 지금까지 이 영화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해왔다.

 


‘라라랜드’가 결코
슬프기만 하지않은 이유


‘라라랜드’는 일과 사랑, 어떤 것 하나를 온전히 성취하기 위해서는 나머지를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감독의 세계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감독 데미언 셔젤은 1985년생의 최연소 감독상 수상자이다. 나와 크게 세대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감독의 이러한 현실 인식에 너무나도 동감했다.

우리 세대가 보고 자란 대단한 성취를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어른들은(특히나 한국에서는 더욱) 대부분 사랑 혹은 가정이 비교적 중요하지 않거나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받는 이들도 들여다보면 결국 그건 상대방의 양보와 희생이 뒷받침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치열하게 각자의 꿈과 목표를 추구하며 사랑도 성취하는 상황은 어려운것이다.

라라랜드도 마찬가지다. 미아가 배우로 성공 후 남편이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던 장면은 그가 스스로보다는 바쁜 미아의 커리어를 중시하고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하는 배우자일 것이라고 추측 하게 했고 세바스찬은 미아를 잃었지만 그토록 원하던 꿈을 이뤘다.

이것이 ‘라라랜드’를 보며 슬프기만 하지 않았던 이유다. 두 주인공은 결국 목적한 바를 이루어냈고, 비범한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엔딩에서의 눈빛 교환과 옅은 미소에서 내가 읽은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었다. “역시 네가 잘될 줄 알았어!"라는 눈빛. 결국 그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한 해피엔딩. 다만 가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만약에' 라는 슬픈 가정을 마주쳤을때는 나 역시도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다.




관계의 본질은 책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중 하나는 세바스찬과 미아의 사랑, 그 모든것이 시작되었던 그린피스 공원에서 맞는 이별장면이다. 둘은 언젠가 다시 만날것 처럼 아주 편안하게 이별을 말하면서 동시에 영원한 사랑을 이야기 한다. 이 장면이야 말로 대학생이었던 나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너무도 어른스럽고 현실적인 완벽한 해피엔딩이자 서로를 위한 이별이었다.

그러나 7년만에 다시 보고서야 알았다. 20대의 나는 라라랜드가 서로를 사랑하기에 놓아주고 결국은 그 꿈을 이루어내는 해피엔딩의 영화라고 생각했으나 어쩌면 그래서 사무치게 슬프고 아픈 영화인것 같다고. 미아와 세바스찬은 꿈꾸는이들이 모이는곳, LA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여느 젊은이들처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갖고 번번히 오디션에서 떨어지며, 시원치 않은 벌이로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으며 아직 아무것도 아닌 서로이지만 상대의 꿈과 성공을 믿고 응원해준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대사 'I'm always gonna love you(난 언제나 너를 사랑할거야)' 그건 우리가 다시 만날거라는 기대도,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포장도 아닌 가장 처절했지만 그런 시기에 서로를 믿고 사랑해 더욱 빛났던, 찬란한 시절을 함께한 연인에게 건네는 찬사이자 경의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절을, 그 연인을 언제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0대를 거쳐오면서 배운것은 '관계의 본질은 믿음과 책임'이라는 것이다. 사랑은 많은 관계들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관계이기에 더 특별한 책임을 요구한다. 미아와 세바스찬의 관계에는 책임이 있었을까 책임이 없는 관계는 진정한 사랑일까. 지난 7년간 나에게 '라라랜드'는 사랑보다는 상대방의 꿈과 성취를 존중한 두 예술가의 빛나는 성공담이었으나 이제서야 다른 한편이 더 크게 보인다. 꿈을 향해 질주하느라 서로를 포기해버린 두 연인의 아픈 실패담이라고. 그래서 더 아픈 미아와 세바스찬의 엔딩. 만약에, 그랬다면 우리는 행복했을까.





정말 충격적이게(!) 좋았던 라라랜드 엔딩

https://youtu.be/SY40M1lhknY


"City Of Stars"

(performed by Ryan Gosling & Emma Stone)

(from "La La Land" soundtrack)


[Sebastian:]

City of stars

Are you shining just for me?

City of stars

There's so much that I can't see

Who knows?

I felt it from the first embrace I shared with you


[Mia:]

That now our dreams may finally come true


City of stars

Just one thing everybody wants

There in the bars

And through the smokescreen of the crowded restaurants

It's love

Yes, all we're looking for is love from someone else


[Sebastian:]

A rush

[Mia:]

A glance

[Sebastian:]

A touch

[Mia:]

A dance


[Both:]

A look in somebody's eyes

To light up the skies

To open the world and send it reeling

A voice that says, I'll be here

And you'll be alright


I don't care if I know

Just where I will go

'Cause all that I need's this crazy feeling

A rat-tat-tat on my heart


[Sebastian:]

Think I want it to stay


City of stars

Are you shining just for me?

City of stars


[Mia:]

You never shined so brigh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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