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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Jan 14. 2021

첫눈

각자가 가지고 있는 대본을 쥐며 살아간다는 걸 너를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는 순간순간 극적이었고 극 속이었으니까.


가끔은 서로가 가진 시나리오를 상대방이 이해를 못 하거나 몰라준다는 것이 슬펐지만 난 널 탓하고 싶진 않았다. 그 대본은 네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네 잘못이 아니라 제대로 전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우리는 앞으로 이 극 속에서 많은 갈등과 해소를 하며 언젠가 결국 막을 내리겠지. 그 찰나 웃음을 지을지, 눈물을 보일지 궁금해졌다. 결국 또 첫눈이다. 2020년의 첫눈이 내린다. 첫눈처럼 이 슬픔도 또 언제 왔냐는 듯 금세 녹아버리겠지. 삶은 연극과도 같다는 말. 그 말은 진짜였나 보다. 꼭 첫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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