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나경 Nov 22. 2023

화(火)에 관하여

화는 다스리는 것이 아닌 존중하는 것

불은 자연을 이루는 요소 중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과의 연결을  망각하기 시작하면서, 불을 제어해야 하는 위험요소로 인식하고, 火의 에너지를 두려워하면서 멀리하기 시작했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 겸손함에 고개를 내리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두려움에 눈을 가려 활활 타고 있는 집을 모른척하는 것은 결국에는 더 큰 "화"를 부르게 된다는 것을. 어두운 구석에 숨겨둘 수 없는, 본연에 빛을 내는 성질을 지닌,  火의 에너지가 우리에게 나누어 줄 가르침은 무엇인가?




나는 본래 열이 많은 몸을 지녔다. 성격에도 불의 요소가 많으며, 심지어 점성학, 아유르베다 등 여러 방면으로 알아봐도 항상 "불"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어렸을 적 자라온 환경에서는 "화"는 표출하면 위험한 존재로 무의식에 깊게 새겨졌다. 자라면서 한 번도 부모님이 큰 소리로 싸우시는 것을 보지 못한 나는 "화"를 "인내심"과 "사랑"이란 더 숭고해 보희는 가치 그 아래에 존재한다 생각했다. 그러나 빛이 있다면 그림자가 있는 법.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으로 숨겨봐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火"의 에네지를 적절하게 인정하고 표출하지 않으면 아무리 꾹꾹 눌러봐도 불에 탄 흔적은 없어지진 않는다.




올해 운동을 시작한 후로 땀을 흘리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에게는 땀을 흘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나는 열이 많은 데도 그 열을 무의식적으로 억압해서 그런지 땀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열을 표출하는 연습을 하는 변화에 몸이 반응하더니 땀이 나기 시작했다. 사소한 변화에도 변화의 불씨를 발견하니 감사할 따름이다. "火"의 에네지를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안에서 쌓이도록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적절한 방식으로 표출하고 "석방"을 한 것이다.


사람은 각자의 소중한 중심 에너지가 있다. 만약에 그대에게도 火"의 에네지가 강하게 느껴온다면 눈을 꽉 감고 다스리려고 애쓰는 대신에 눈을 뜨고 그 기운을 자연적 요소로 인정하고 의식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심(中心)을 세우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