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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을 따라가는 사람 Jul 04. 2022

칼럼 - 메타버스/인공지능, 두려운 존재라고 느끼지말자

지금은 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디자인되는 과정일 뿐

현재 IT 비즈니스에서 핫한 키워드를 몇 가지 꼽자면 '암호화폐', '메타버스', 'OTT'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암호화폐라는 키워드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비트코인'이라고 할 수 있고, OTT의 가장 큰 지분은 '넷플릭스'에 있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 두 가지는 최근 코로나19 격리의 완화와 루나/테라 코인 사태로 그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증가하는 중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에서 가장 큰 지분은 차지하는 것은?  속된 말로 대장주가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자리에서는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난 2021년 10월 28일(현지 시각) 진행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페이스북의 회사명을 메타(Meta)라고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더 이상 텍스트와 사진, 동영상의 공유라는 전통적 SNS의 영역적 한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메타버스가 뭐란 말인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인가? 우선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부터 설명해보자.

메타버스는 가상 또는 현실의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세계 또는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를 조합해서 만든 말이다. 특이하게도 이 용어는 학자나 IT 비즈니스 경영자가 제시한 것이 아니라 ‘스노 크래시(1992년 작)’라는 소설에서 등장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어떤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해 만든 소설용 언어인 것이다. 


이미 30여 년째 회자되고 있는 이 용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네 가지의 메타버스 형태를 정의한다. 

첫째,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상세계(Virtual Worlds)다.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환경을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인지하고 즐길 수 있는 세계이며, 우리는 이러한 세계를 영화와 드라마, 게임을 통해 다양하게 접해왔다. 심지어 현실과 구분이 안 되는 수준의 화질까지 이미 구현되었다.

두 번째, 우리가 이미 많이 접하고 있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다. 현실에 가상의 무언가를 덧붙여 만들어낸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 강원도 속초시에 외지인이 몰리게 만들었던 바로 그 ‘포켓몬 고’가 대표적인 증강현실 서비스이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가상의 모자나 얼굴 표정, 장신구를 덧붙여주거나 반려동물을 붙여주는 것, 심지어 미용시술 전후를 비교하도록 보여주는 것도 증강현실이다. 

세 번째, 거울 세계(Mirror Worlds)다. 현실을 가상의 환경에 최대한 모사하여 집어넣고 정보기기를 통해서 마치 우리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서비스로 앞의 두 형태와 선뜻 구분이 가지 않을 수 있는 형태이다. 굳이 차이를 두자면 가상으로 옮겨온 현실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할 것이지만 최근에 이 지점 때문에 우리 사회가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네 번째, 조금은 애매하게 느껴지는 라이프 로깅(Life Logging)이다. 말 그대로 삶(Life)의 모든 기록(Log)을 남기고 이 정보를 이용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또 그 결과를 저장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선호할 만한 제품을 추천하고 필요할 때 쿠폰을 나눠주기 위해 활용하는 서비스이다. 일상에서는 빅데이터(BigData)라는 용어로 더 익숙하다. 여기까지 보자면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새로운 것인지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것이다.


메타버스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으로 재정의된 것이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했다.(사진=현대모비스)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급부상하게 된 이유를 들자면 최근 기업 광고에 등장한 '가상 인물'을 꼽을 수 있겠다. 실존하는 사람이 드러나는 광고물을 받아들였던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이었을 것이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일부 회사에서는 비대면·원격근무를 위해 메타버스에 구현한 가상 직장으로 출근하고 회의도 하며, 시상식 같은 행사도 거행하였다. 이제는 메타버스로 근태를 관리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맞이하게 된 변화에 당황함을 느낀다. 무언가 거대한 변화가 자신에게 덮쳐오는 것 같아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단순히 생각하면 그저 기존 기술의 구현 방식이 풍부해진 것일 뿐이다. 지금은 그 변화에 익숙해질 때까지의 '소요시간을 얼마나 단축시킬 것 인가'에 더 집중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필자는 경영학 - 더 정확하게는 기업과 개인의 정보기술 활용을 연구하는 경영정보 및 디지털 서비스를 연구하고있다. 전공자임을 내세우고 싶어서 새로울 것 없다고 강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미 메타버스의 세상에 살고 있었고 그저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의 메타버스는 비즈니스를 위해서 새롭게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디자인되고 거기에 맞게 기술이 다양하게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에서는 무엇 때문에 감당 못할 거대한 변화가 밀려오는 것처럼, 자칫 잘못하면 내가 적응하지 못해 도태될 것 같은 불안한 분위기를 몰고 갈까?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으로 정의되는 새로운 변화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정작 가져야 하는 것은 경계심과 경외심, 놀라움만이 아니라는 말을 전달하려는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변화들의 ‘의미’를 이해하는 '눈'이며, 지금의 변화를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어떻게 이 변화의 물결에 올라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저 적응하고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마치 영화의 대사처럼 “우리는 해답을 찾아왔고, 또 찾을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 이 글은 필자가 칼럼을 연재 중인 파인드비에 2021년 10월 30일 게재한 글을 수정, 보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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