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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Mar 28. 2024

퇴사 이후 마음을 잘 다독거리는 방법 (개인적 노하우)

두 번째 퇴사룰 하고 100일을 보낸 소감

두 번째 퇴사를 하고 100일이 되어 간다.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새 금방 간다. 벌써 봄. 해놓은 건 없는데... 회사 안에 있는 시간보다 바깥에 있는 시간이 더 빠르다. 그것을 막을 방법은? 다른 스케줄을 가져가는 것. 시간을 촘촘히 박아놓고, 일상 말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 새로운 장소를 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남들처럼 55세 넘기고 당연히 퇴직할 나이가 됐을 때 회사를 나오면 위안이라도 삼겠지만, 그게 10%가 부족하다. 


50대 초반 퇴직은 위기와 기회라고 하지만, 그동안 했던 일을 다시 하기는 쉬워 보이지 않아 보인다. 외부 네트워크를 틈틈이 잘해놔서, 누구 소개로 가지 않는 이상 구직사이트는 별 도움이 안 된다. 2-3월까지 지원한 회사는 50개는 넘는다. 그나마 열람은 해주시지만 면접의 기회를 절대로 없다. 그냥 그려려니 해야 한다. 얼마 전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경력개발 프로그램에서 만난 내 나이 또래의 고민도 비슷했다. 대부분 20년을 넘긴 50대. 아는 건 많지만, 그래서 이력서는 넣어 보지만 면접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그래도 그분들은 헤드헌터들이 연락도 자주 온다고 했다) 


나와 같이 도서관에서 재취업을 준비하는 분은 두 달 동안 면접은 5번 이상 봤지만. 성과는 없다 보니 다음 주부터 헤드헌터 회사로 들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알아본다고 했다. 나보다도 더 훌륭한 식품 제조회사 경영기획팀장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중요한 사업기획 등을 도맡아 했던 분인데 말이다. 나는 두 달 동안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은커녕 면접도 오라는데도 없이 꿋꿋하게 보냈는데 (물론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재취업 프로그램 2군데를 수료했다). 그분은 매주 2-3건 면접도 보러 다니고, 헤드헌터한테 연락도 자주 오고, 나보다는 갈 곳도 많을 거라고 봤는데 말이다. 


결국, 중장년은 장기전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내가 했던 분야를 1순위로 알아봐야겠지만. 생각의 틀을 넓히는 것이 더 필요하다. 그래도 하늘문이 열리지 않으면 입사의 기회는 영영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직 애들도 한창 클 나이고, 벌어놓은 건 없고, 앞으로 100세 시대라는데.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살 수는 없는 세상이 도래했다. (아버지는 IMF로 50대 초반에 그만두셨지만, 그래도 일찍 사회생활을 하셨기에 25년 이상 근무를 하셨는데.  개인적 생각에서는 그래도 직장 생활은 25- 30년은 돼야 하지 않나 싶다. 나머지는 보너스 삶) 나는 직장에서 15년 이상이 됐다고 하면 근면성실은 합격이라고 본다. 나머지는 전공분야인데, 이게 발목을 잡는 거 같다. 경력직은 늘 해당분야에서 경력 10년 이상을 요구하니까. 그게 안되면 명함도 못 내민다. 그러다 보니. 점점 좁혀진다. 결국 지원할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 구직사이트를 일주일 보면 새로울 것도 없다. 어쩌다 한 군데 튀어나오지만, 내게 지원할 회사들은 아니다. 이게 100일 동안 얻은 경험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실망하고 힘들어하면 역전의 용사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직장생활 20년의 시간이 그냥 거저 보낸 건 아닌데. 몇 달 실업급여로 생활하고 적자생활 산다고 하늘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앞으로 빈번하게 발생할 삶에 대해 돌아보고, 마음부터 잘 다독거려야 한다. 


그 방법으로 추천하는 건 첫 번째. 루틴이다. 상당히 이 부분을 강조하는 편인데. 정말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자기까지 방학숙제 생활계획표 짜듯이 봐야 한다. 루틴을 하되, 너무 단순하게 해서는 안된다. 여기에 양념을 버무려야 한다. 그냥 기상하고 운동하고 책 읽고, 자격증 준비하고 , 재취업 준비하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 들을 넣어봐야 한다. 나는 첫 번째 직장을 그만뒀을 때  1년간 쉬면서 매주 수요일은 문화의 날로 정해서 종로 문화 및 맛집 탐방을 했다. 


두 번째는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시간과 장소다. 시간관련해서는 먼저 아침형 인간이 돼 보자는 것이다. 안 그래도 보통의 직장인들은 직장 출근하려면 보통 5-6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할 텐데. 그걸 잘 살려서 그 시간에 할 일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요즘 MZ 세대들이 정말 이거 잘한다. 아침에 모닝 독서, 운동, 명상. 내가 지금까지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 봐도 공통점이 바로 아침형 인간이라는 사실 (궁금하면 잘나가는 CEO들의 성공담을 몇개 찾아보면 나온다. 거의 4시 기상해서 신문 읽고, 운동하고 7시 전부터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도 이걸 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 노력 중이다. 그러려면 저녁에 무조건 시간 되면 자야 한다. 그래서 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장소는 집에서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 과거 선배들은 양복을 입고 관악산에 출근했지만. 굳이 지금은 그렇게 안 해도 된다. 당시는 퇴직이라는 게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보니. 그랬던 거구. 지금은 워낙 다양한 삶이 존재하므로. 


세 번째는 마음치유도 공부다. 요즘은 모르면 유튜브가 다 알려준다. 유튜브 명상을 찾아본다거나, 독서를 한다거나, 산책을 한다거나 하는 내 마음을 씻어줄 행동들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 이게 사람이 혼자 생활하다 보면, 그동안 조직에 익숙해져서인지, 쉽지 않은데, 마음 치유는 일종의 외로움과의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 정말 그만두면 혼자만 남는다. 가족은 든든한 지지의 대상일 뿐. 극복은 내가 해야 한다. 그러려면 마음이 말랑말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테 같은 마음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지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다가감'으로 치유를 하는 중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다. 15년간 매일 아침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는데. 이것을 잘 활용하고 있다. 뭔가 받기보다는 줄 수 있는 마음으로 말이다. 


아무쪼록, 회사를 나와서 다시금 사회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이들 모두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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