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어느 날, 집 안을 스윽~ 날아다니는 작은 그림자 하나.
“오잉? 날파리네? (그래도) 뭐 한마리네.”
그때만 해도 이 녀석이 날파리 전쟁의 시작이였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며칠 후, 부엌 한쪽에서 뭔가 날갯짓이 느껴졌습니다.
열 마리? 스무 마리? 갑자기 에어쇼라도 하듯 편대비행을 하며 집안을 누비는 날파리들.
이건 그냥 날파리 수준이 아니라, 나름대로 조직력있는 무장세력으로 느껴졌습니다.
“안 되겠다. 이대로는 우리 집 생태계가 위험하다.”
그래서 작년 여름에 구입했던 초파리 제거제를 꺼내들고 수색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부엌, 욕실, 쓰레기통 ..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리고—드디어 날파리 알들을 발견한 곳은 종이 박스더미
요즘 케이블 티브이에서 자주 방영되는 에어리언을 보면, 지하 깊숙히 알을 낳는 장면이 있는데,
현실세계에서는 바로 가까운 곳이 바로 그들의 본거지 였던 겁니다
종이박스를 들춰보는 순간,
“으아아아 악!”
수백 개의 알들이 부화를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바로 칙~ 치이이이이이익!
그날 그 박스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으로 바로 직행 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알이 있던 장소가 파괴된 걸 눈치챈 날파리 어미들은
“다음에는 더 깊고 은밀한 곳에 알을 낳겠다”고 알낳기 작전을 수정 할테고. 며칠 뒤엔 또다시 신병들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 됩니다
날파리들과의 싸움은 7월~9월, 90일 전쟁입니다.
그중에서도 7월은 절정기.
높은 습도, 더운 온도, 방심하는 인간들. (결국, 인재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 삼박자가 날파리에겐 황금기입니다.
아내가 한마디 하더군요.
“음식물 바로 버리고, 쓰레기 쌓아두지 마.”
...네, 정답입니다.
앞으로는
집안 곳곳 순찰 강화,
무방비 박스 제거,
음식물 쓰레기 바로바로 처리 등
종합 대응체제를 갖추고 다시는 날파리에게 내 집의 하늘을 내주지 않겠습니다.
이 여름, 여러분도 날파리의 쿠데타에 대비하십시오.
그들은 작지만, 믜시할 수없는 여름철 불청객이라는 사실은 명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