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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게 없는 백수에게 ‘살 것’이 넘쳐나는 세상

by 월인도령

팔 게 없는 백수에게 ‘살 것’이 넘쳐난다니, 이게 무슨 아이러니?”


요즘 세상, 정말 신기하다 못해 기가 막힌다.


직장 없이 백수로 지내는데, 제게도 “팔 것”이 이렇게 넘쳐날 줄 몰랐다


보험, 자동차, 심지어 기부까지…


며칠 전, 오랜만에 보험회사 다니는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오~ 반갑다!’ 싶었는데, 잠시 후 도착한 카톡엔


"OO생명 신상 암보험, OO까지 보장!"


아… 역시 영업… , 바로 알아차리고 말았다


이번엔 자동차 딜러 친구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신차 출시! 실내공간 기가 막혀!”


솔직히 내 통장 속 실내공간이 더 기막히게 넓은데… 무중력 상태, 공감 하시는 분?


그나마, 교회 집사님은 그나마 따뜻하게 연락해주었다


“형제님, 봉사 가능하신가요?”


물론 봉사도 좋지만, 현실은 일단 경제적 재기부터 먼저라며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밝혔다


네트워크 마케팅 지인은 잊을만 하면


"오늘 건강강의하는데. 꼭 들으러 오세요. 삶에 도움이 되실 거예요'


장소가 멀기도 멀지만, 거기 가보면 전부 부유해보이는 아주머님들만 100%


그분들은 가진 돈이 많으시니 이제는 건강으로 지킬 것만 남아계시겠지만, 나는 아직도 한참을 돈도 벌어야 한다는데서 . 약대신 마음의 상처만 잔뜩 받기 쉽다


솔직히, 내겐 이미 피도 살도 빠져나가있는 상황이라…


“건강식품 먹으면 영혼까지 치료해주나요?” 되묻고 싶다.


홈쇼핑 전화는 더 ‘공격적’이다


상담원은 한달 50,000원이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광고한다.


3분은 무조건 넘기는게 그쪽 업계 룰이라. 정말 악착같이 전화를 걸고, 통화가 되면 쉽게 끊지 않는다


하지만. 내 삶을 매일 지탱해주는 건 오늘의 교통비와 편의점 빵값인데. 먼 미래의 보험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 (사실 지금 가입된 보험도 깨냐? 마냐? 인데 말이다)


심지어 블로그엔 댓글엔 이런 글이 달렸다

.

"이번 달 방세 30만원만 도와주세요"


어렵다 했더니, “그럼 10만원만이라도…”


혹시 내가 숨겨놓은 금은보화라도 있는 줄 아는 건지? 아님 만만하게 보는건지?


그나마 요즘에는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지 않은 연락처는 받지 않아서 이정도인거지.


매일 연락오지만 안받는 연락까지 받으면 부동산, 투자 권유, 심지어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까지 수도 없이 돈 좀 달라는 연락을 받을듯 싶다


정말, 이런저런 권유와 부탁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


돈이 없는 사람조차 ‘돈 쓸 곳’만은 무한대인데 . .. 돈은 말라간다


사는 게 갈수록 힘들어진다.


그러기에 '밥은 먹고 다니냐?’ 이 한마디가 백수에게 가장 인간적인 위로라는 거,


주변 분들, 꼭 기억주길 바란다


여러분의 현실은 안녕하신지? 말이다.


그리고 주변에 나같은 인물이 있다면 괜히 어설픈 조언대신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안부인사라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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