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알고 가자, 일본! (3) 니혼슈 준마이 다이긴조
우리가 흔히 ‘사케酒’라 부르는 니혼슈日本酒 이야기입니다. ‘사케’란 단어의 원뜻은 한자 그대로 ‘술’이지만 흔히 ‘일본 전통주’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다른 말로 ‘정종正宗’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정종’은 사실 니혼슈 브랜드의 하나입니다. 일제 강점기때 한국에 처음 들어온, 그리고 처음 만들어진 니혼슈의 브랜드였기 때문에 ‘정종’이란 곧 ‘니혼슈’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마사무네’라 읽는 정종은 일본의 명주 전통 가문의 이름인데 창업은 16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브랜드의 개념이 없던 시대여서 한국에 소개된 니혼슈도 정종이란 브랜드로 나왔습니다. 한때 일본에서 소주를 지칭하는 말이 진로였던 것과 같은 경우입니다. 마사무네 가문과 관계없는 다른 주류업체들도 앞에 한글자를 덧붙여 정종이란 브랜드로 출시했는데 가장 유명한 ‘국정종菊正宗’이 그런 경우입니다. 지금도 마트에 가면 ‘국정종’이란 브랜드를 쉽게 만날수 있는데 ‘정종’이란 단어 앞에 일본인들이 좋아한다는 국화의 국자를 앞에 넣은 것입니다.
일본식 주점에 가면 다양한 브랜드에 ‘쥰마이純米’니 ‘다이긴조大吟醸’니 해서 니혼슈를 구분하는데 언듯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단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준마이’란 순수한 쌀로만 만들었느냐, 다른 주정을 섞었느냐를 구분하는 말입니다. 한자 그대로 순수한 쌀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다른 주정을 넣었다면 준마이란 말을 쓸 수 없습니다.
다이긴조는 쌀 도정 비율에 따라 부르는 명칭입니다. 정미보합精米歩合이라 부릅니다. 쌀을 50% 도정해 바깥 부분 50%는 버리고 안쪽 부분 50%만을 사용하면 다이긴조라 부를 수 있습니다. 40%를 깍아내고 60%를 사용하면 ‘긴죠吟醸’, 30%를 깍아내고 70%를 사용하면 혼죠조주本釀造酒,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보통주普通酒라 부릅니다. 따라서 도정 정도가 높고 쌀만을 사용하는 술을 으뜸으로 치는데 ‘준마이 다이긴조’가 그 경우입니다. 다만 술은 개인 기호품이기 때문에 꼭 등급이 높고 비싸다고 해서 본인 입맛에 맛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야마구치현山口県의 명주銘酒로, 야마구현 출신의 아베 전총리가 미국 대통령 방일시 선물한 것으로 더욱 유명해진 니혼슈 ‘닷사이獺祭’를 예로 들겠습니다. 닷아이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필자가 최근 개봉한 닷사이의 라벨에는 “품목 청주 品目 淸酒, 알코올분 16도 アルコール分 16度, 원재료명 쌀 原材料名 米 (국산國産), 누룩 국산미 米こうじ 國産米, 정미보합 39% 精米歩合 39%, 준마이 다이긴죠純米大吟醸酒’ 라 씌여 있습니다. 라벨에 씌여 있는 정보만으로 이 술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닷사이 브랜드의 생산자 아사히주조旭酒造주식회사는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岩国市에 위치하고 있는데 견학과 시음이 가능합니다. 이와쿠니시에는 일본 3대 명교名橋중 하나라는 긴타이쿄錦帯橋가 있고, 일본 천연기념물 백사白蛇의 양식장도 있으며 여름에는 우카이鵜飼(가마우지를 이용한 물고기 잡이)도 열리기 때문에 이와 연계하여 방문해 볼만한 지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