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을 찾는 포포맘 Apr 11. 2023

저출산 정책을 바라보는 애둘맘

 우리나라 출산율이 정말 심각한 상태라고 이야기가 나온다. 글쎄.. 진짜 그런가? 막상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나처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늘 애들이 많은 곳에 다니다 보니 진짜 저출산이 맞은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기사에 나오고 주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생각보다 정말 심각하다. 한 명도 낳지 않는 상태라고 하니 서울 중심에 있는 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인 경우도 있고, 어린이집이 급하게 폐원해서 아이가 다니던 곳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니 조금은 더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현재는 임신 중인 애 둘 맘인 내가 바라본 저출산 정책은 참으로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대체 이 나라에서 아이 낳아 키워본 사람이 정책을 마련한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돈을 많이 준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닌데.. 왜 아이 낳기를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지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일단 첫 번째,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성 고용의 안정이다. 나도 아이를 출산하고 자의 반 타의 반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아이를 낳고 아이 봐줄 사람이 없으면 회사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워킹맘들을 보더라도 아이가 아프거나 아이가 다니는 기관의 행사 참여, 상담 등을 가더라도 눈치가 보여서 연차 쓰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탄력근무, 자유로운 연차사용 등이 안정화되고 보장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맞벌이를 한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 때문에 직장 생활을 포기한다는 것도 쉽지 않으니 여성 고용의 안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육아휴직의 안정된 보장이다.

출산휴가 3개월은 의무이지만 육아휴직은 권고이지 의무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3개월 쉬고 출근을 하는 경우도 있고, 육아휴직 1년은커녕 몇 개월조차 쓰기 어려운 사람들도 많다. 남편 육아휴직 제도가 있으면 뭐 하나 사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빼고 일반 사기업에서는 실제 사용이 어렵다. 아무래도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은 법적 효력도 없을뿐더러 괜히 사용했다가 회사 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 보니 실제로 사용하기 힘들다. 말로만 육아휴직을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적으로 진짜 안정된 보장이 필요하다.


 세 번째, 아이는 가정에서 돌보는 게 첫 번째이다.

왜 아이를 자꾸 사회에서 봐줄 테니 늦게까지 일하라고만 하는지 볼 때마다 참 말이 안 나온다. 아이는 가정 안에서 자라는 것이 첫 번째이다. 물론 24시 보육이나 연장보육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일단 첫 번째는 부모가 빠른 귀가를 해서 가정에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녁식사를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을까?

정말 아이 낳아 키우기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면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에서 정책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로시간은 줄지 않는데, 아이 낳아 키우라며 자꾸 밖에서 애를 봐준다고 하니 누굴 위한 정책인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마지막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되려면 사회 전반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첫째 아이 때도 그렇고 둘째 임신 중에도 느끼지만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참으로 찾기 힘들다. 임산부배려석은 무늬만 이지 실제로 출퇴근시간에 그 자석에 앉는 임산부가 몇이나 될까? 장애인 주차 못지않게 임산부도 주차 시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그런 배려가 된 공간은 정말 공공기관 몇 군데뿐이고 그것도 의무가 아니고 법적으로 벌금을 물지도 않으니 주차 자리가 있는 경우가 드물다. 


'네가 임신하걸로 우리가 뭣하러 배려해야 하냐?'라고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아이, 노인, 장애인을 배려하듯 임산부도 사회적 약자임을 알고, 보호받고 배려해야 할 대상임을 어느 정도 인지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결혼하면 아이를 꼭 낳아 키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고민 없이 낳을 수 있는 사회는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가정 안에서 행복하게 아이를 키우기를 바란다면, 단순하게 돈으로 지원금을 늘리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작가의 이전글 유아기 중요한 건 학습이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