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약속에 민감한 편
예민하고 날카로운 편
통제 못한 상황 아니고서야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는 게 당연하고
통제 못한 상황도 예상해서
소요시간을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
눈치 빠른 지인은
나와 약속하면 10분쯤은 더 일찍 출발한다고
고백했다.
그런 내가 지금 늦고 있다.
매번 나를 기다리게 만들어서
이제 기다림이 익숙해져 버린 관계
정말 조금의 원망도
조금의 기대도 없는
그러나 웃음기 있는 관계에서
내가 늦고 있다.
‘유현아 내가 줄 서 있을 테니까 천천히 와.’
내 친구도 진심이다.
항상 여유가 있다. 진심에서 나오는 따뜻한 여유.
늦어도 잘못돼도 괜찮다 하는 아이.
나는 포기했을 때만 할 수 있는 말
어떻게 이리 다정하게 할까
물론 내가 이 관계에서 이 친구를 기다려본 시간은
누적으로 3000분은 넘었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진심으로
모든 것이 상쇄된다.
반전.
내가 더 일찍 도착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따뜻한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고 하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