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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도고픈로스쿨생 Mar 03. 2023

로스쿨 일지

(2)OT

지난 글인 합격 당일 이후부터 본 글 OT, 프리로스쿨까지는 약 두달 정도의 텀이 있다. 이 기간에는 다들 선행학습을 하고, 나도 나름대로 끄적이며 힘들게 시간을 보냈다.

 

선행 학습에 대해서는 민법 1회독의 다수설과 형총까지 해야 한다는 소수설이 대립한다. 분명히 그렇게 들었는데, 막상 개강할 때쯤 보면 형총까지 다 돌리고 민법 사례집까지 돌리고 오는 사람도 심심찮게 보이기도 한다. 관련해서는 아직 어떤 게 맞는지 결론을 내릴 수 없어, 중간고사 이후에 자세하게 써보려고 한다.


일단 나는 윤 모교수의 민법 1회독과 홍 모교수의 형총 1회독을 돌렸고 민법 사례집은 그냥 읽어보기만 했다. 복습을 대충해서 이미 망한 거 같지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학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OT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거의 유일하게 통학하고 있다. 경찰분들을 제외하면 아마 유일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그냥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그렇다고 가서 공부를 한 건 아니고, 건물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OT날은 첫 만남이어서 절대 늦으면 안 된다는 강박떄문에 더 일찍 도착했다.


생각보다 로스쿨관 근처에는 아침 일찍 문 여는 가게들이 별로 없었다. 그걸 몰랐던 나는 어색하게 교직원 선생님과 인사하고 다시 건물을 나와 배회했다.


꽤 많은 단체에 소속되어 봤지만, 첫 만남의 순간은 늘 어렵다. 특히나 로스쿨들은 정원이 적고 변호사가 되어서도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학교에서는 앞으로 꽤 많이 만나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인간 관계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지인들로부터 전해 듣는 로스쿨 인간관계 괴담들을 듣게 되면, 더더욱 어색한 관계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게 된다.


불가근 불가원

로스쿨 생활 관련해서 조언하는 거의 모든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관계를 지향하라는 말로, 정말 어려운 목표이다. 괜히 이런 말 떄문에 겁먹어 관계를 다소 깊게 만들지 못하게 방해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선배님들 말씀은 보통 옳다. 일단 마음에

새겨두자.


OT 식순은 아주 간단했다.

-학교 소개
말 그대로 학교 소개를 한다. 대부분 자료 내용으로 갈음했다.
-교수 소개
거의 유일하게 모든 교수님을 한 자리에서 뵐 수 있는 시간이다.
-커리큘럼 소개
자료집에 아주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나 같은 비법학도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간으로, 꼼꼼하게 읽고 들어서 소화해야 한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될 거 같기도 하다. 일단 나는 이 쪽이다.  
-만찬 겸 조모임
사실 가장 기대한 시간이기도 하다. 물론 불가근 불가원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3년간 함께할 전우들과 원만하게 지내면 나쁠 건 없다. 그런데 예상 외로, 교수님이 주도하시는 모임으로 재학생들끼리 친해질 기회는 없었다. 물론 내 지도교수님으로 다시 만나게 된 교수님께서 꼭 필요한 말씀들을 해주셔서 황금같은 시간이었지만, 정작 동기들을 만날 시간은 없어 당황했다. 그래도 선배님들이 수강신청 팁을 아주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그대로 수강신청하기는 실패했지만...


2년간의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개강 이후 처음으로 풀 대면 기수가 시작하는 이벤트라 그런지, 생각보다 너무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만찬은 무려 뷔페식으로, 맘 같아서는 세그릇 정도 먹고 싶을 정도의 고퀄리티 음식들이 제공됐다. 이미 이 순간 학교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다들 한번씩 걱정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OT를 안 가면 어떻게 되는지, 복장은 어떠해야 되는지 일 것이다. 일단 나는 그랬기 때문에 미리 답을 단다.


1. OT 안 가면..?

--> 학교마다 다르긴 한데 일단 우리학교 원칙은 필참으로, 불참하고 싶으면 사유서를 내야 한다. 직장인 분들 중에 불참하신 분들도 있으니 못할 건 없다.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긴 한데, 굳이 안 와도 되겠다 싶긴 하다. 정보는 OT 자료집이 따로 제공하니 안 와도 무관하고, 친목도 그리 OT 때는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복장은?

--> 특강해주신 교수님의 강의가 바로 매너와 에티켓에 관한 것이었다.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니, 되도록 좋은 매너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말씀으로, 웬만하면 추리닝은 지양할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 캐주얼을 입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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