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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롱피치 Jul 12. 2023

너에게

딸에게 쓰는 편지.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딸아.



너에게만 이렇게 편지를 쓴다면 아마 너희 오빠가 굉장히 서운해할지도 모르지. 그래서 너에게만 쓰는 이 편지는 너와 나의 비밀이다.  하지만 , 엄마는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새겨 넣는다.


딸아, 내가 태어날  엄마가   생각나니?  세상에  말은 하고 사는 당당한 여성이 되라고 했던 .


하지만 부끄러움이 많은 너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엄마 다리 뒤로 숨곤 하지. 하지만 괜찮아.

아이들은 커가면서 수십만 수백 번 바뀐다는 말을 이 엄마는 믿거든.


엄마 어릴 적은 많은 사람을 눈치를 봤고, 수없이 나약했고 불안한 존재였지만, 너는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에서 너에게  글을 남기고 싶었어.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는 사람으로 당당하게  세상을 헤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야.


네가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엄마는 무엇보다 나만의 신념과 자기주장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생각해.  그런 자기 확신을 위해서는 너는 책을 읽어야 하고.


한글을 완벽히 알지 못하는 너에게 엄마가 꾸준히 책을 읽어주는 이유기도 .  엄마처럼 책에 대한 선입견이 없게 하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너는 책과 친해지기를  엄마는 간절히 바란다


책은 평생 너를 위로해 줄 친구가 되어 줄 거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너에 곁에 있는 이 엄마처럼 평생 너와 함께할 거야.


책을 좋아하는 오빠를 칭찬하고 비교하는 엄마가 너는 미울 때도 있었겠지?


그런 너는 엄마를 미워하는 대신 오히려 더욱 엄마의 사랑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시늉을 하기도 지. 엄마는 그런 너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어.   엄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책을 읽지 않더라도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야.


너와 오빠는 아직 햇병아리 독서가지만 언젠가는 책에 진심인 날이 오게 될 거야. 엄마가 그랬듯 너희들도 그럴 거라 믿어. 독서로 몸과 마음이 한 움큼씩 성장해 있는 엄마는 너희를 보면서 이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야.




엄마가 화를 낼까 미리 눈치 보고 무엇이든 알아서 척척 해내고 있는 .


그런 널 보고 있으면  엄마는 마음이  아플 때가 있어. 눈치가 빠른 너는  엄마의 감정을 살피고는 하지.  그런 너에게 엄마는  번씩 감정적으로 대할 때가 있기에 항상 죄짓는 기분이 들어 미안하다 딸아,   고작 5살인 아직 아기일 뿐인데 말이야.


 사랑에 고파하는 너를 보면서 아직 엄마는 아직도 엄마  자격이 부족한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단다.  바쁜 엄마를 기다려주고 지켜봐 주는 너희에게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을까 사실은 겁이 나기도 .


부모라는 건 참 쉽지 않아

딸아. 엄마도 사람이라는 것. 그것도 아주 부족한 사람이라는 거...  꼭 기억해 주면 좋겠다.



얼마 전에 네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데 그  단어가 얼마나 사무치는지 눈물이 나던지.


엄마의 어릴 적 엄마도 지금의 나처럼 늘 바빴거든. 온 세상이 엄마였고 위대한 어른이었어. 믿을 만한 건 정말 엄마 한 사람 밖에 없었거든. 엄마도 늘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지.


할머니는 엄마에게 한 번씩 매정하게 구실 때도 있었어. 하지만 그건 할머니 잘 못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잘 알아. 엄마도 너에게 매정하게 굴 때가 있지?


미안하다 딸아. 그건 나의  못이 맞아.



부족한 엄마라 미안하다.

엄마가 너에게 혹여라도 화를 내더라도 그건 네가 잘 못한 게 절대 아님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엄마가 얼마 전에 읽은 책을 너에게  소개해주고 싶어.  불행하다고 살고 있던 소녀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보면서 내가 가진 것에 대해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소설인데  책을 읽으면서 바로 우리 딸이 생각이 났단다.  바로 <비가 내리면 열리는 상점>이라는 책이야.


"네가 앞으로 무엇을 하든 언젠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올 거야.

하지만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 넌 뭐든 잘할 수 있을 거야."




아빠가 주인공이 아이일 때 이야기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엄마가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


딸아,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 넌 뭐든 잘할 수 있어.


뻔한  같지만 자식은 부모에게 절대 뻔하지 않다는 ..  문장에서 부모의 마음을 온전히 느껴보길 바라.


세상에서 제일 애틋하고 순수한 사랑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해.  엄마는 너의 곁에  꿋꿋하게 여기  자리에  있을게.


사랑한다 우리 딸.

서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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