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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SU Sep 09. 2021

타인을 위한 기도

언제부터인가 타인을 해 기도를 한다. 거창하게 특별한 신을 찾거나, 기도문을 읽는 행위는 전혀 없다. 내 마음에 들어온 이가 누구든 혼자 기도를 한다. 아이들이 되기도 하고, 남편이 되기도 하고, 부모님이 되기도 한다. 절친을 위한 기도를 할 때도 있다. 스쳐 지나간 어떤 이를 위해 가볍게 기도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일 기도하는 종교인, 또는 신에 대해 진심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기도이다. 아이가 던지는 말을 듣다가도 ‘너에게 이 일이 잘 지나가길.’이라고 기도를 한다. 병원에 다녀왔다는 엄마와 통화를 하면 ‘엄마의 아픔을 조금만 덜어가주세요.’라고 기도를 한다. 남편의 파병을 앞두고 매일 기도한다. ‘건강하게 임무를 잘 마치고 돌아오라고.’ 고민이 많은 베프를 만나면 ‘그 고민이 별일 없이 잘 지나가길.’ 기도한다. 유치원으로 출근할 때는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을 위한 기도를 한다. ‘즐겁고 건강하게 생활해달라고.’ ‘우리 반 아이들이 항상 건강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게 해주세요’라도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한다.


이런 기도를 시작한 이유는 나를 위해서였다.

“나의 삶이 편안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한 적이 있다. 편안한 삶을 살려고 애를 썼지만 한 사람만의 편안함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나의 일보다는 타인으로 인해 마음이 아프고, 불편해질 때가 많았다. 다른 이의 걱정 때문에 속을 끓일 때도 있었다. 물론 사회적 관계가 꽤 깊어야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가족도 내가 아닌 타인이니 그들의 고민과 힘듦은 고스란히 전해져 힘이 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 함께 평안해져야 함을 알게 되었다. 나의 고민이 덜어지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과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주변인들이 건강하고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기도하는 이유가 되었다.


나라는 중심에서 시작한 기도가 많은 이들을 위한 기도로 이어지고 있다.

오늘도 기도했다.

두 아이가 건강한 하루를 보내길

사랑하는 나의 베프 언니의 마음이 편안해지길

아랫집 아저씨가 건강을 보살피시길(담배를 피지 않길 바라며)

그렇게 기도를 이어간다.


사진출처 © benwhitephotography,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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