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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SU Sep 19. 2021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면

글쓰기이야기

몇 년 사용하던 무선 청소기 배터리와 헤드 교체 시기를 앞두고 고민했다. 새것으로 구매를 할 것인가, 부품을 교체하여 계속 쓸 것인가, 비용면에서는 사용하던 청소기를 좀 손보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사용하던 제품에 몇십만 원을 들이는 것이 3배 정도 비싼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고에 들어가 있던 유선 청소기를 꺼냈지만 이미 무선의 편안함을 맛본 상황에서 유선 청소기의 장점을 찾기는 힘들었다. 사용하던 제품에 소모품을 교체 후 사용하는 것, 기존에 집에 있던 유선 청소기를 사용하는 것, 새 제품으로 무선 청소기를 구매하는 것을 두고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소비성향은 비교 분석하지 않고 충동적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인데 언제부터인가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단순히 소비 패턴이 변화되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변화된 모습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혼자 느끼는 미묘한 차이다.
 
청소기 부품 교체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무조건 새것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홈쇼핑에 나오는 L전자 무선 청소기를 구매하는 등 속도감을 자랑했다. 아마 못이기는 척 남편이 이미 저지른 일을 옳거니 하고 받아들였을 테지만 이번에는 취소요청을 한 후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하기로 했다. 물건 살 때 고민하는 것을 싫어했던 내가 청소기 하나를 두고 한 달 정도 고민을 했던 거 같다. 결론은 내 기준에서 최선인 것을 선택했고,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기 하나를 두고도 필요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우리 가정의 특수성을 고려했고, 주로 청소를 해야 하는 사람의 편리성과 기존 불편하게 느꼈던 것을 보완할 수 있으며 가계 경제 상황을 고려했다.
 
“어차피 사야 하는데 왜 고민을 해?”
 
짧게는 하루의 삶을 보내면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을 수도 있다.
이 말을 할까 말까, 먹을까 말까, 수많은 선택 앞에서 결정의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난 선택과 결정 앞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기준’이다.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고, 상황에 따라 또한 다를 것이다. 개인의 기준으로 선택한 것이 다른 이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만든 불편함이 아니라면 선택의 중심에 나를 세우는 편이다. 타인을 위해 선택한 것도 깊은 곳에는 내 마음 편하자고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속한 선택과 결정을 좋아하던 사람, 깊은 고민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글을 쓰면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에도 생각을 던져보고, 의미를 찾고, 연결고리로 묶어본다. 생각이 깊어진다고 해서 삶을 복잡하게 살고 싶지는 않다.  깊이 생각하고 단순하게 행동하는 것 요즘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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