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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빛날SU
Dec 28. 2021
삶을 다짐한다
일상이야기
마트 한구석에서 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이게 내가 필요한 거냐고? 왜 아이고아이고 그러냐고?"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중년의 남자가 소리를 지르고 있는 대상은 허리를 피지도 못하는 여자분이었다.
처음에는 몸이 불편한 부인한테 저러나 싶어 나도 모르게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
기분이 상한 듯 거칠게 몸을 돌려 계산대로 향하는 중년의 남자
그를 쫓아 힘겹게 한 발씩 옮기는 분
자세히 보니 부인은 아닌 듯하다. 아무래도 그의 엄마라는 생각이 들며 괜히 나도 모르게 시선이 어른을 쫓아가고 있었다.
옆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친 그는 몸이 불편한 어른을 둔 채 혼자 입구를 향해 걸어가버렸다.
또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어른을 보면서 빙판길에 넘어지시면 어떡하냐 싶어 사라지실 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지며 별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나이가 들어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가 되어 큰소리치며 살아야지.'
'자식한테 기대 살지 말자.'
'저런 자식은 되지 말자.'
이 짧은 상황 앞에서 자식을 위해 삶을 바친 나이 든 나의 부모와 엄마
아빠만
믿고 있는 나의 아이들이 떠오른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달라지는 부모님
어느 날 허리가 굽고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부모를 마주하면 마음은 무너져 내리겠지만
연세 드신 부모가 겪는 어려움을 두 팔 걷고 나서서 해결해 드릴 수 있고,
늙음 앞에 몸이 노화되고, 기능이 떨어져도, 나의 자식들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부모가 되기 위해 매일 살아가는 삶에 진심을 담아 잘 살아낼거라고 다시 마음을 먹어본다.
허리가 굽어 걸음 하나 옮기기도 힘든 부모가 절로 나오는 "아이고"라고 하는 아픔의 소리에 싸가지 없게 반응하던 그 중년의 남자를 기억할 거다.
저
런 자식이 되지 말자
그리고 내 삶을 잘 관리하는 부모가 되자고.
사진출처:© congerdesign,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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