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안'행복해서 그런 겁니다.

출생률 0.65를 해석하는 방식

by 조소희

저는 유튜버 슈카의 팬입니다. 전쟁같은 일주일을 앞둔 일요일 저녁 먹태와 맥주 한 캔을 두고 슈카월드를 보는 순간이 꽤 행복합니다. 웃으면서 지식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슈카님, 앞으로 10년 더 주말 저녁을 책임져주세요.



20대 엄마가 없다



스크린샷 2024-03-14 101558.png 슈카월드에서 출산율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소재다. 이쯤되면 저출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슈카 추대를 전격 찬성합니다. 출처=슈카월드 유튜브

슈카 쌤은 우리나라 출산율이 이지경까지 간 원인으로 20대 엄마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꼽습니다. 숫자를 볼까요. 엄마의 연령별 출생아 수를 보면 30대 엄마의 아이는 2001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20대 엄마의 출생아 수는 거의 '사라졌다'는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2001년에 20대 엄마는 33만 6천명이었는데 2022년 4만 5700명으로 -86% 입니다.


엄마가 나이든 게 뭐가 어때서. 맞습니다. 다들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고 생애 주기 자체가 길어졌으니 당연한것일 수도 있습니다. 20대 엄마, 30대 엄마로 나누자는 게 아닙니다. 20대 엄마는 아무래도 둘째를 계획할 엄두가 날 겁니다. 그러나 30대 엄마는 둘째를 낳을 계획을 세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몸도 회복하고, 직장에서의 감도 찾고 그러다가 둘째를 낳아야 하는데, 30대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둘이 만나서 2명은 낳아야 출산율이 유지되고, 비혼 등 다양한 삶의 형태도 사회가 흡수할 수 있는데 둘이 만나 1명만 낳거나 낳지 않다보니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이를 두고 그럼 예전처럼 20대 여성이 애를 낳아 키우면 되냐는 반발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나라 모든 문제가 집약되어 있는 저출생을 20대 여성이라는 특정 계층, 그것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살아남기 힘든 계층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요.


저는 20대도 좀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 사회에 정착을 해서 내 가족을 이루는 계획이 가능한 사회로 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도 혹시 20대 엄마가 되었을 수도?



‘내가 그 때 첫사랑에만 성공했어도’ 라는 말조차 세기 말의 문장으로 느껴지네요. 저는 사회 진출이 빨랐습니다. 스물 넷에 여러 분이 이름 한 번 들어본 언론사에 취직을 했으니깐요. 같이 입사한 동기는 스물다섯, 스물 여섯, 스물 일곱 이었으니 다들 이른 나이에 사회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겠네요. 회사 분위기도 좋고, 처우도 좋았습니다. 저도 아마 그 회사에 쭉 다녔더라면 결혼도 일찍하고 가정을 꾸렸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같이 입사한 남자 동기는 벌써 아이 둘의 아버지가 되었으니깐요. 그런데 저는 스물 여덟에 이직을 택했고, 이직과 함께 결혼은 무기한으로 멀어졌습니다. 새 회사는 일의 밀도도 높았고 적응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적응하느라 2-3년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꽤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결혼은커녕 연애도 번번히 실패했고, 지금 서른 중반의 나이에 결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20대 중반이 되면 안정되는 삶


그래서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초등학교 4년, 중고등학교를 4년으로 줄이고 사회에 좀 일찍 나오는 건 어떨까요. 경찰, 소방, 공무원 같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들은 아예 16살이나 17살 때 지원자를 받아 3년 간 훈련 시키고 사회 구성원으로 바로 배출하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한 10년 쯤 일을 하면 청춘을 바친 이들을 위해 안식년도 길게 주고 다시 대학이나 대학원을 들어갈 수 있게 보장해주는 건 어떨까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을 나오고 어학연수를 가고 유학을 가야할까요. 어쩌면 완제품만을 원하는 사회도 문제이지 않습니까 적당히 배우고 적당히 일하다가,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더 공부해서 더 봉급이 많이 주는 곳으로 이동하면 되지 않나요. 사회는 완제품을 원하면서 애도 낳고 가정도 꾸리고 근데 일도 잘하고 회사에서도 너의 능력을 100프로 보여주렴 이라고 말하는 나라에선 0.6도 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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