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 나랑 제일 잘 맞는 그놈 찾기
언니는 언제 형부랑 결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남친 어떤 점이 좋아서 결혼 결심했어?
주변에 결혼 발표를 하고 (그리고 결혼 후에도) 이런 질문을 종종 받았다. 당시에는 “응, 나는 말이야, A의 이런 점이 좋고, 저런 점도 좋고...”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참 한 마디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궁금했다. 비혼까지는 아니지만 결혼은 필수는 아니라던 내가 왜 결혼을 결심했으며, 왜 이 남자인가.
<결혼하기 전 꼭 체크해봐야 할 사항 5가지>, <이런 여자를 만나라>, <이런 남자는 피해라> 등 어떤 정답 같은 공식을 공유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기엔 내 내공과 연륜이 한참 부족하다.
또 배우자에 대한 기대나 기준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나한테 잘 맞았던 방식이 다른 사람한테도 똑같이 통한다는 법도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예전에 이효리 씨가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했던 이 말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나는 내가 전에 만났던 다른 남친들도 다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착했고, 성실했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고 든든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과의 결혼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내가, 왜 A하고는 결혼 결심을 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연 그가 ‘나와 제일 잘 맞는 사람’이어서였다고 대답하고 싶다.
그렇게 나는 “내게 정말 꼭 맞는” 보물 같은 사람을 만났고 그와 연애했고 그리고 결혼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나 경제적 여건 등의 조건과 결혼 타이밍의 중요성을 얘기하는데, 나도 이 말에 공감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선 늘 예상 밖의 시나리오가 찾아오는 법.
사실 경제력이 결혼 조건의 중요한 부분이라면, 당시 우리야말로 전혀 결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A도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었고, 나는 그나마 있던 돈마저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다 쓰고 다달이 알바로 살아가던 때라 당시 내 통장 잔고는 한없이 초라했다. 그래도 인연이란 게 있는 건지, 우리가 그저 용감했던 건지, 우리는 그렇게 결혼을 마음먹었다.
*이어지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