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의 성소수자를 대하는 태도
지난 7월,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 하나가 조용히 사라졌다가 3주 만에 돌아왔다.
1주일 이상 휴가 계획이 있으면 휴가 전, 팀 사람들과 스케줄을 공유하는 게 보통인데, 3주나 자리를 비우면서 미리 언급된 바가 전혀 없었다는 게 좀 이상했지만 그저 개인 사정이 있었으려니 생각했다.
그리고 그 동료는 성별이 바뀌어 돌아왔다!
나는 그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사람 중 하나였다.
어느 날 그에게서 온 업무 관련 이메일을 보고 있는데, 이메일 끝자락 서명란이 그날따라 유독 눈에 띄었다. 그의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여자 이름으로.
그리고 그날, 회사 디렉터로부터 이메일이 한 통 왔다.
저는 지난 2.5년간 OOO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OOO은 용기와 투명성을 보여주었으며, 이 점에서 진정한 영감을 주는 인물입니다.
우리의 핵심 가치인 팀 정신에 따라, 한 걸음 더 나아가는 OOO의 미래를 함께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후 '그녀'를 화상채팅을 통해 만났다.
인디언핑크 블라우스에 네이비색 재킷을 걸치고, 원래는 하나로 묶고 다녔던 머리는 반올림으로 단정하게 내린 상태였다. 얇은 체인의 목걸이도 눈에 띄었다.
성소수자가 워낙 많고 그 다양성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 문화권에 살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동료의 성별이 바뀌는 걸 목격하는 건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녀에게 궁금한 게 많았다.
언제 나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됐는지
그걸 처음 깨달았을 때 마음이 어땠는지
커밍아웃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더 계획 중인지 (예: 성전환 수술)
혹시나 실례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웠던 내 마음과는 달리, 그녀는 궁금한 건 다 물어봐도 된다고 오히려 나를 독려했고, 내 '미니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나와의 대화를 통해 본인의 생각이 정리가 되는 정말 귀한 시간이었다며, 진심이 담긴 감사 카드를 내게 보내왔다.
그녀는 9월 2일 자로 장장 5개월의 휴가를 냈다.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 꼭 필요한 시간"이라며 본인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면서.
5개월 후 그녀는 어떻게 변해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