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제 전망
CPA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Public Sector Conference', 다시 말해 정부기관과 공기업 등에서 일하는 CPA를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로 재작년, 작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참석이네요.
90만 원의 가치를 의심케 하는 시간도 일부 있었다는 게 제 솔직한 총평입니다만, 그래도 매년 회사의 지원으로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참고로 캐나다에서는 CPA 자격증을 따고 나서도 매년 일정 시간 이상 전문성 개발을 위한 활동을 해야만 CPA 자격이 유지됩니다. BC주 기준 매년 40시간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선, 올해 최고의 화두는 바로 'AI'였습니다. 여러 세션에 걸쳐 다양한 내용 및 그 영향력이 강조됐고요.
보통 AI 하면 향후 AI가 회계사의 일을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나 그로 인한 회계사의 직업 전망 등을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런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AI 활용방식 등 일상의 업무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를 논의하고, 그로 인한 사이버 리스크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올해 역시 <캐나다 경제 전반에 대한 브리핑>이 가장 주목받는 세션이었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향후 물가상승률과 이자율, 그리고 캐나다의 경제성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3년간 물가상승률 추이
위의 표와 같이 코로나 시절 최고 8.1%까지 치솟았던 캐나다의 물가상승률은 2024년 8월, 2%로 떨어진 데 이어 9월에는 무려 1.6%를 기록했습니다.
목표로 하던 2%를 초과 달성했으니 이거 좋은 거 아닌가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물가상승률 목표를 0%가 아닌 2%로 잡은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아지면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디플레이션(deflation)'의 위험이 있는데, 이는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훨씬 더 위태로운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이렇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니 캐나다 중앙은행은 10월 23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더 내리는 것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2024년 6월을 시작으로 올해만 네 번째 인하지만, 0.25%가 아닌 0.5%를 내리기로 결정한 건 바로 이 때문이었을 겁니다.
2025년 기준금리 전망
거기에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더 하락해 2025년 말에는 2.5%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2025년 GDP 성장률 전망
GDP 성장률은 1.1%로 감소했던 2024년 3분기를 지나 올 4분기에는 1.4%로 약간 오르고, 내년에는 1.9%까지 오른다는 전망이네요.
이렇게 단순히 몇 개의 지표만을 들여다 보고 경제시장을 논한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걸 잘 압니다만...
미친 물가상승률과 높디높은 이자율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경제불황을 걱정하던 시기를 힘겹게 넘기고, 이제 서서히 회복 추세로 들어서는 게 아닐까 추측하고 싶습니다.
경제 브리핑이 모두 끝나고 Q&A 시간, 한 참가자가 질문을 했습니다.
온타리오에 거주 중인데,
저 내년에는 집을 사도 될까요?
너무나 사적인 질문에 다소 황당했는지 발표자가 웃더라고요. 하지만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내심 궁금해하는 내용일 겁니다.
내년에는 경기가 좀 나아질지, 물가는 언제쯤에나 잡히고, 이자율은 언제쯤에나 떨어질지... 이제는 집을 사도 될지, 아직은 더 기다려보는 게 좋을지.
물론 그 발표자는 질문자가 원하는 대답을 시원하게 해주지는 못했습니다. 개인 상담 시간도 아니고 그런 자리에서 "사라", "마라" 말할 수 있나요.
하지만 그간 어마무시한 모기지 이자율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주택 구입을 계속 미뤄왔던 분들이라면 내년쯤엔 내 집 장만을 꿈꿔봐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사진 출처: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