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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남이 Oct 24. 2024

걸어서 하남 속으로, 하남의 가을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이형기 ‘낙화’ 중-

11월이 가장 아름다운 하남시의 명소를 방문해 아름다운 시와 함께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자.


나무고아원

작지만 아름다운 가을 단풍 공간

다양한 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작은 숲을 형성하고 있는 나무고아원은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홍단풍나무, 느티나무 등 46종의 다양한 나무가 붉고 노란빛으로 물들어가면, 강렬하고 아름다운 인상파 화가 속 그림으로 들어가는 듯한 감상에 빠진다. 어스름한 햇빛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위치: 경기도 하남시 608

고명재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의 ‘시인의 말’ 중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내려도

풀 한 포기 서 있으면 있는 거란다.

있는 거란다. 사랑과 마음과 진리의 열차가

변치 않고 그대로 있는 거란다.


검단산

울창한 나무 숲 속 건강한 가을 공기

해발 657m로 하남시의 대표적 산인 검단산은 가을에 들러 보면 더욱 아름답다. 현충탑 등산로부터 유길준묘, 산곡초교와 배알미 등 다양한 등산로가 자리 잡고 있는 검단산은 11월에 어느 곳을 선택하더라도 가을 산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과 신선한 공기를 마주할 수 있다. 힘들이지 않고 틈틈이 쉬면서 올라가 가깝게는 검단산의 단풍을, 저 멀리는 남양주 두물머리의 유려한 풍경을 마주해보자.

-위치: 하남시 창우동, 신장동 일원

박준 ‘숲’ 중

그러다 겨울의 답서처럼 다시 봄이 오고 ‘밥’이나 ‘우리’나 ‘엄마’ 같은 몇 개의 다정한 말들이 숲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 먼 발길에 볕과 몇 개의 바람이 섞여 들었을 것이나 여전히 그 숲에는 아무도 없으므로 아무도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위례지구 순환누리길

편리한 명품 가을 산책로

위례지구 순환누리길은 과거에는 철책이 가득한 군부대 점검로였으나, 재정비 사업을 통해 이제는 걷기 좋은 산책로로 바뀐 곳이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곡 횡단을 위한 목교부터 건식 황톳길과 휴식을 위한 나무데크 등 다양한 시설이 함께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건강한 환경 속에서 편리하게 걸으며 부담 없이 가을 경치를 감상해 보자.

-위치: 하남시 학암동 산30번지 일원

릴케 ‘가을날’ 중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는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도록 남아

깨어나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길 사이를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감일지구 역사공원

너른 잔디와 함께 즐기는 가을 시간

최근 개장된 감일지구 역사공원은 너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는 시민 휴식 공간으로, 향후 (가칭)감일백제박물관까지 조성되면 역사를 테마로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지는 명품 공원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라도 잠시나마 나가서 산책하고 싶을 때 성큼 나가, 청량한 가을 날씨 속에서 넓고 푸른 잔디밭이 주는 안정감을 느껴보자.

-위치: 하남시 감이동 일원

메리 올리버 ‘작약’ 중

그대는 이 세상을 사랑하는가?

그대의 소박하고 비단결 같은 삶을 소중히 여기는가?

공포를 딛고 선 초록풀을 숭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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