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온맘 Jan 26. 2024

'엄마'라는 직업은 말입니다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는 행복한 직업입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제일 많이 듣게 된 말이 있어요. "많이 힘들지?" 이 말이에요. 물론 걱정하는 마음에 그렇게 말해주는 거라는 거 너무나 잘 알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엄마'라는 직업은 무조건 힘든 직업이구나. 왜 그렇게만 비치는 걸까. 출산 후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먼저 저를 안쓰럽다는 듯 바라보며 다 안다는 표정으로 "많이 힘들지?"라고들 말을 건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요즘 아이 키우는 거 너무 행복하지?"라고 물어봐주었으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로또복권에 당첨됐다고 하면 사람들이 "요즘 많이 힘들지?"라고 할까요? 아니면 "요즘 살맛 나지?"라고 할까요? 아마 후자일 겁니다. 그런데 아이를 만나게 된 일이 저에게는 로또복권에 당첨된 일보다 더 큰 일인데 말이죠. 정말 기적이요.


사실 아직까지도 내가 이렇게나 예쁘고 반짝거리는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을까,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자신이 없을 때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설레기도 합니다. 양육의 최종 목적은 '독립'이라고 하죠. 우리 아이들을 잘 독립시키는 것. 그러나 혼자서 잘 사는 방법을 가르치기 이전에 아기 때부터도 절제력, 충동성, 진취력 등등 '엄마'로써 제 아이에게 가르쳐줘야 할 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런데 부담감 보다도 나로 인해 이것들을 배워 예쁘게 잘 커나갈 내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기대가 돼서 말이에요.


육아를 해온 지도 14개월이 지났지만 아이는 정말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에 매 순간 답답하고 막막하고 화가 훅 올라왔다가 서서히 가라앉기도 하고. 하루에도 수십 가지 이런 감정들이 왔다 갔다 하죠. 그러나 아이를 향한 ‘엄마’의 최종 감정은 늘 그저 인내, 수용, 사랑입니다. 최대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기 위해 나의 감정을 눌러 ‘인내’를 해야 하고 아직 아무 조절 능력이 없는 어쩔 수 없는 내 아이의 이기적인 행동들을 ‘수용’ 해 주어야 하고 어떤 잘못을 했든 결국 ‘사랑’으로 모든 걸 포용해줘야 합니다.


사실 엄마가 되기 전까지 저는 인내, 수용, 사랑이 너무나도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자존심 지킴이, 고집불통, 이기적인 사람 그 자체였죠. 정말 오랜 기간, 20대의 청춘을 보낼 때조차 사랑을 어떻게 주고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는 채로 살아왔던 거 같아요. 그런데 내가 그동안 그토록 다루기 어려워하던 그 감정들이 내 아이를 대할 때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오더라요. 그런 저의 성장에 저 스스로가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특하고 만족스러웠던 거 같아요. 그래서 아이에게 더 더 감사하게 되었죠. 진정한 ‘사랑’을 알게 해 줘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물론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그 어떤 사회생활보다 내 ’ 아이‘라는 부장님을 모시고 사는 일이 분명 제일로 난이도 높은 일일 거예요. 그러나 늘 자부심을 아주 많이 가지고서 임하셨으면 좋겠어요. ‘나 아니면 누가 이렇게 육아를 잘할 수 있겠어! 이거 아무나 못하는 일을 내가 잘 해내고 있구나.'라고 저는 늘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내가 최선을 다 하고 있고 옳다고 생각하는 내 육아방식에 대해 주변에서 누가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고 ‘아이에게 늘 미안한’ 죄책감 보다도 ‘나만한 엄마 없다’라는 자부심으로 아이를 키우려 하고 있어요.


충분히 그럴 자격 있습니다. 그러니 내 아이에게 더 못해줬다는 생각에 자책할 시간에 그냥 이렇게 나 자신을 좀 더 믿어주고 응원해 주면 좋겠어요. 마음가짐을 그렇게 가지고 육아를 해나가다 보면 좀 더 편안하고 여유 있게 아이를 대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데 싸울 시간이 어디 있냐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와도 실랑이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우리 아이들 그저 맘껏 사랑해 주고 그 아이의 우주인 우리 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 듬뿍 사랑받으며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 사랑충만하게 지내보자고요. 오늘도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평안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작가의 이전글 '수면교육', '분리수면'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