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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누누 Feb 26. 2023

잘하는 건 없지만 못하는 건 많아

나의 장점을 한 가지 얘기해 보세요.

이 말이 저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장점? 28년 인생을 살면서 장점을 얘기하는 것은 아직도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의 단점을 한 가지 얘기해 보세요.

잠깐 떠올리고도 다섯 가지 이상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나의 장점을 살려서 맞는 일을 찾고, 적성에 맞는 것을 찾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 찾아라!라는 말이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기 전에 장점이 무엇이지도 모르는데 어찌 장점을 찾을 수 있냐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책상에 곰곰이 앉아서 생각을 해본다고 해서 쉽게 떠올려지는 것은 또 아닙니다.


장점을 찾기 어려운 저는 다른 방법으로 단점에 치중하기로 했습니다.

단점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커다란 단점들을 지우고 나면

그 안에 작은 장점들이 숨어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의 단점을 하나하나씩 해결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의 단점 중 가장 큰 것을 꼽자면 바로 소극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표를 극히 싫어하고, 나서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것에 큰 알레르기가 있는 소극적인 사람 중에 소극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BTI를 검사해 보면 당연히 'I', 그것도 I와 E의 비율이 98:2의 압도적임을 보여주는

소극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것부터 바꾸어보자라고 다짐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문하기입니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 수밖에 없는 가장 보편적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친구들을 만나 음식점에 갈 때면, 주문은 무조건 내가 하겠다고 말합니다.

주문벨이 있는 음식점이면 이보다 마음이 편해질 수가 없습니다.


주문벨 있는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이 수월해졌다면,

그다음 단계로는 가까이 계신 사장님을 불러 주문하기입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실천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다음 단계로는 사장님이 보이지 않을 때 "사장님!!" 크게 외쳐 주문하기가 있습니다.

남들은 이게 뭐라고 싶을 정도로 작은 일이겠지만,

저에게는 어떻게 말할지 시뮬레이션을 해볼 정도로 발표하는 것과 같이 사전의 준비까지 필요한 아주 중대한 일입니다.


실제로 단점 극복을 위한 작은 실천들이 하나씩 진행되면서,

점점 말하기가 수월해지고, 일단 주문벨을 누르고 어떻게 말할지 생각하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본인이 알고 있는 단점이 있다면,

정말 작은 일부터 단계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문도 못하는 사람에게 사람 많은 곳 가서 발표를 해보라거나, 이렇게 큰 변화를 처음부터 하려 하지 말고, 정말 자잘한 나만의 다짐과 도전을 해보는 것은

우리가 단점을 극복하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장점을 모른다면 나만 알고 있는 단점을 꺼내어보고,

그 단점을 단계별로 하나씩 지우다 보면 그 안에 장점하나 쯤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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