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이었지만 그 끝에 닿았을 때, 짧게만 느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설레었고, 다시 돌아오지 않고 싶었던 그 여행도
여행 마지막 날이 되어서는 이보다 짧게 느껴질 수가 없습니다.
이틀이나 쉴 수 있는 주말도 일요일 저녁만 되면 "벌써 지나갔어?" 하며,
더 알찬 주말을 보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너무 짧은 주말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절대 짧다고 할 수 없는 대학교 4년, 직장인 생활 9년,
분명 긴 시간이었지만 되돌아보면 시간에 비해 꽤 빨리 지나갔던 시간이었습니다.
짧게만 느껴졌던 것은 그날들의 기억이 선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보내온 날들의 대한 기억은 얼마나 선명하신가요?
지나온 학교생활, 대학교 캠퍼스 생활, 연애기간, 결혼 기간 동안에 대해서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그 기간에 버금가는 기억들을 떠올리실 수 있으신가요?
손 위에 올려놓는다고 해서 소유하고 가진 것은 아닙니다.
물건을 잡고 있을 때 비로소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완벽하게 이 날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해도,
시간이 흐른 뒤에 그 기억은 흐려져있어 잘 떠오르지 않게 됩니다.
기억도 붙잡아야 합니다.
생생한 그날의 나에게로부터 전해 듣는 글, 사진을 통해서 기억을 붙잡아두어야 합니다.
붙잡아 둔 기억들을 꺼내어 보다 보면 우리의 지난날은 짧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순식간에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
그 아쉬움에서 벗어나 순간을 기억하고 붙잡아 두기 위해 기록하고, 촬영하여
우리의 마음에 담아내고 저장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