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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Feb 02.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25교시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32. 화폐 혁명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돈에 대한 개념도 바뀌고 있습니다. 소리만 들어도 정겹던 주머니 속 동전 소리, 두둑한 지갑으로 기분이 좋았던 때, 심지어 명절 때면 하얀 봉투에 빳빳한 지폐를 넣어 부모님 용돈으로 드렸던 기억, 어렸을 적 아버지가 받아온 노란색 월급봉투 등 모두 돈에 관한 추억이 하나 둘씩은 있으시겠지요?(웃음) 우리가 늘 손에 들고 물건과 교환을 하며 누군가에게 전달하던 이 화폐의 모습 역시  점차 모습과 용도를 달리하며 변화해 왔습니다. 


 우리가 이미 살펴봤지만 문명이 발생하고 초기의 상업 활동은 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과 내가 필요로 하는 작물이나 도구 등을 다른 사람과 교환하기 시작하면서 발전해 왔지요. 이후 사람들은 자신의 근로로 얻은 특정한 생산물 외에, 자신의 근로 생산물과 반드시 교환될 것이라 생각되는 어떤 상품의 일정량을 항상 소유하고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죠. 즉, 교환의 매개수단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화폐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화폐의 등장은 곧 경제 시스템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화폐는 물물교환에서 사용되는 물건들보다 휴대성이 월등히 좋았지요. 때문에 교환의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되었고 시장이 확장되면서 분업화와 전문화가 촉진되고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동전 / ⓒ pixabay.com]


 화폐의 디자인도 각 문명과 나라마다 독특한 모양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는데 유럽의 경화(금속으로 만든 화폐)는 권력자의 초상(肖像)이나 도상(圖像)을 넣었으나, 중국이나 일본은 경화의 중심에 구멍을 뚫었다고 하죠. 중국의 경화는 완형방공(円形方孔)의 형태를 취하는데, 이는 고대의 우주관과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구멍은 끈을 통해 많은 양의 동전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활용되어 운반에 매우 편리했다고 하죠. 우리의 경우도 비슷했죠. 한편, 유럽의 경화는 이러한 구멍이 없어 운반의 편리함을 위해 지갑이 발달하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화폐는 한 국가의 역사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수단으로도 쓰였습니다. 현재 각 나라의 화폐에는 국가 건립 영웅이나 국가 발전에 기여한 위인, 국가 철학의 상징물, 위대한 발명품 등이 디자인되어 그 나라의 전통과 철학을 투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화폐에는 또한 과학기술이 집적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은 크기 안에 다양한 위조방지 장치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홀로그램, 색변환 잉크, 요판잠상, 숨은 은선, 앞뒤 판 맞춤, 미세문자, 숨은 그림, 돌출 은화, 숨은 막대, 볼록 인쇄, 형광색사, 엔드리스 무늬, 무지개색 인쇄 등 매우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어 있답니다.   

   

[20달러 지폐 속 숨어있는 위조방지문양 / ⓒ wikipedia.org]


 그렇게 우리 일상에 늘 함께하던 화폐는 이제 점점 눈에 보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는데 이제는 모두 카드와 스마트 폰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기존 은행의 앱 외에도 삼성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같은 핀테크 기술이 발전하고,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 은행도 등장하게 되면서 스마트 폰을 통해 즉시 송금, 결제할 수 있게 되면서 현금을 굳이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핀테크 분야에서 앞서가는 중국에서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의 사용이 활발한데 심지어 거지도 길거리에서 현금 구걸을 하지 않고 QR코드로 적선을 받기도 하죠.


 돈이 디지털의 세계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화폐와는 다른 차원의 것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비트코인(bitcoin)으로 대표되는 암호 화폐(cryptocurrency)가 바로 그것입니다.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개발하여 논문(Bitcoin P2P e-cash paper)을 발표한 것으로 시작됩니다. 2009년 1월 프로그램 소스를 배포했는데 중앙은행이 없이 전 세계적으로 P2P 방식으로 개인들 간에 자유롭게 송금 등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거래장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여러 사용자들의 서버에 분산하여 저장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기술로는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받고 있죠.(양자 컴퓨터 제외)


[비트코인 거래량 및 가치 / ⓒ bitcoin.org]


 2017년 후반기부터 갑자기 시작된 비트코인 열풍은 삽시간에 전 세계에 퍼지기 시작했지요. 암호 화폐 거래소에서 간단한 가입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쉽게 암호 화폐를 거래할 수 있었고, 하루가 지나면 2배가 올라있고, 또 며칠 뒤 2배가 되어있고 하는 믿지 못할 급등 소식에, 특히나 특정 이슈에 누구보다 빨리 뜨거워지는 대한민국에선 그야말로 암호 화폐 거래를 안 하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곧 투기 현상으로 지목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ICO(Initial Coin Offering)이 금지되는 등 국제적으로 암호 화폐 규제 움직임이 일어나며 이후 상당 기간 폭락을 거듭하기도 했죠. 무분별한 암호 화폐 투자로 인해 한동안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기 까지 했습니다. 2017년 말, 1비트코인 당 2만 달러까지 치솟았던 가치는 2021년 현재, 3만 달러를 상회한 시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를 분산 처리하는 '탈중앙화'를 핵심으로 하는 기술로, 비트코인 외에도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어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또 하나의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요인과 전망에 대해서는 4장에서 다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어느새 시나브로 사라져가고, 변해가는 화폐의 양상을 통해 어제와 다른 오늘 그리고 또 달라질 내일의 빠른 변화상을 살펴봤습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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