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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Feb 07.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33교시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39. 영생을 향하여2                        

                

 역사적으로 볼 때 사람이 짧은 생물학적 인생을 넘어 살아남는 방법은 미래 세대에게 자신의 가치, 믿음,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존재의 근간을 이루는 패턴들을 보전하는 새로운 방법들이 등장하면서 패러다임이 전환될 때다. 수명은 처음에는 꾸준히, 나중에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생명과 질병을 구성하는 정보 처리 과정에 대해 우리가 막 역분석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 / 레이 커즈와일     




 자연적인 적혈구 보다 236번 이상 많은 산소를 조직에 운반할 수 있는 인공 적혈구를 개발하고 있는 로버트 프라이타스(Robert Freitas)는 의학적으로 방지 가능한 질병들 중 50%에 해당하는 상황만 막아도 기대 수명이 150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생명공학과 나노기술 혁명이 전면적으로 펼쳐지면 사실상 모든 의학적 사망 원인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점차 비 생물학적 존재가 되어갈 테니 ‘자신을 백업’할 수도 있고, 그러면 우리가 아는 한 모든 사망 원인이 의미 없어지는 셈입니다. 


 지금은 기사가 많이 내려가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 않지만 2018년도까지 실제 ‘넥텀(Nectome)’이라는 미국의 스타트업에서는 MIT 미디어랩의 지원을 받아 인간의 뇌를 디지털화하여 다운로드하는 연구,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억을 보존’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었죠. 신체는 냉동 보존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당시 저는 쥐의 뇌 회로를 시각화하는 기술이 상당부분 성과를 내고 있었던 넥텀의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요. 그러다 연구 소식이 생명윤리 단체에 거센 항의에 부딪히게 되고 MIT는 기억과 정신과 관련된 모든 생체 분자를 보존하기에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며 슬그머니 지원을 끊게 되죠. 그 후 해당 연구는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기억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연구의 성과를 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삶과 죽음이라는 것을 전원을 넣고 빼는 것과 같이 작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약간의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편 하버드대의 유전학과 교수이자 노화생물학센터의 공동소장인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 박사는 노화 분야에 있어 상직적인 인물입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 ⓒ news.harvard.edu]


 싱클레어는 천연화합물 ‘NMN(Nicotinamide mononucleo-tide)’를 경구 복용한 쥐의 수명이 16% 늘어났으며, 당뇨병에 걸린 쥐에 일주일간 NMN을 투여하자 혈당이 안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소개했는데요. NMN과 여러 가지 다른 약물이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었기에 자신 몸에 직접 투여하고 반응을 살펴보는 가운데, 정기적인 혈액과 유전자 검사에 의하면 현재 50살인 그가 흰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으며 생물학적 나이가 31살로 판정받았다고 합니다. 그의 가족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NMN을 포함한 여러 약물을 몇 년간 복용케 하였는데, 현재 80세 아버지는 여행과 래프팅 등을 무리없이 즐기며 젊었을 때보다 더 활동적으로 변했다고 하지요. 또 폐경기에 접어든 40대의 처제는 약물을 투여 받은 후 다시 생리를 시작했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2020년까지 임상시험이 완료되고 그 효과가 입증된다면 인류는 또 다른 역사를 써 갈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안티 에이징의 신제품인양 최근 NMN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여기저기서 보충제를 만들어내고 있지요. 여러분들께만 알려드리자면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는 사실입니다.(웃음)


 특이한 분이 한분 더 계시죠. 하루에 영양제 100여알을 드시는 미래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이 챕터의 서문을 장식한 구글의 기술이사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입니다. 레이 커즈와일은 발명가로서 문서판독기, 광학문자인식기, 음성인식기, 평판스캐너, 신시사이저 등을 발명했을 뿐만 아니라 구글 엔지니어링 책임자로 디지털 시대의 선구자로 불리는 인물이지요. 또한, 그가 내놓은 미래 예측 147개 가운데 무려 126개가 실현됐을 정도로 저명한 미래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가 내놓은 어떤 성과보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건 바로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집요하고도 괴짜 같은 집념과 실천일겁니다. 


 무려 약 11억원. 레이 커즈와일이 영양제를 구입하는 데 쓰는 연간 비용입니다. 놀랍죠? 심지어 매일 먹어야 할 복용량을 확인하고 전해주는 영양제 전문가까지 고용했다고 합니다. 그의 노력을 비웃는 이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가 67세였을 때, 생물학적 나이는 40대 후반이라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그저 웃고 넘어갈 수 없는 ‘팩트’가 되었답니다. 2020년 현재 그의 나이는 만 72세인데, 그의 목표는 2045년까지 살아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25년 뒤인 97세까지는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 왜일까요? 바로 본인이 예측한 ‘특이점(Singurality)’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부터 10~20년 뒤면 유전공학의 발달로 우리 몸속에 있는 유전자를 모두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인공지능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컴퓨터가 유효한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인공지능인지 인간의 지능인지 구별하는 게 어려워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즉, 2045년이면 유전공학과 기계의 발달 덕분에 질병과 노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죠. 놀라운 사실은 그것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은 자명하고, 인공지능이라는 미지의 힘을 손에 넣게 된 이상 특이점 도래 시기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 kurzweilai.net]


 커즈와일의 영양제 레시피도 화제가 된 적이 있죠. 100여 종에 이르는 영양제 중 ‘코엔자임(Coenzyme) q10’, ‘포스파티딜콜린(Phosphatidylcholine)’, ‘비타민D’, ‘오메가-3’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여기서만 밝히지만 저도 커즈와일의 예측에 매료당해 그의 길을 따라보기로 하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다만 평범한 중생이 11억 원에 이르는 거대한 돈을 쓰기엔 불가능하고, 하루에 100여종의 영양제를 목으로 넘기는 것도 고통스러운 일일테니 저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작은 도전을 시도했습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볼 때쯤엔 아마 몇 가지가 달라져 있을 수도 있지만 아래 사진으로 제가 복용하는 레시피를 공개해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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