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anise) 회향이야기
팔각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갈수록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고자 한다. 팔각의 잘 알려진 부작용부터 특정 레퍼런스 없이 나열된 정보들까지 포함해서 언급할 계획이다. 팔각은 아니스라고 부르며, 별처럼 생긴 8개의 뿔이 있어 Star anise라고도 한다. 한약재로는 펜넬 시드인 소회향(小茴香)과 구분하기 위해 대회향(大茴香)이라고도 한다. 중국 요리 레시피에서는 따랴오(大料)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마 다른 향신료들에 비해 하나하나가 커서 큰(大) 향신료(料)라고 불렀을지도 모르겠다. 이 팔각은 중국 요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재료다. 동파육으로 유명한 홍소육(红烧肉, 홍샤로우)을 만들 때뿐만 아니라 루쉐이(卤水)로 장조림처럼 고기를 조릴 때에도 들어가는 재료다. 또한 고추기름인 홍유(红油)를 만들 때도 개인적으로 첨가해 만들기도 한다. 중국 요리 외에도 팔각은 뱅쇼에도 들어가고, 마살라 차이(masala chai)에도 빠지지 않는다.
첫 데이터를 보자.
팔각은 특성이 비교적 조열 하므로, 몸이 평소 열한 체질은 복용 후 쉽게 열이 오를 수 있어 과다 복용은 좋지 않다. 이를 과다 복용할 경우 시력 손상이 있을 수 있어 단기간 내 과량 복용은 권하지 않으며, 매일 10g 정도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 향신료도 다른 향신료와 마찬가지로 성질이 조열(燥熱)해서 열을 쉽게 발생시키고 건조하게 만들기 쉽다. 열이 오르는 것은 상화(上火)로 반드시 37.5도 이상의 열이 난다기 보단, 증상으로 안면이 붉어지거나 열이 오르는 감이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같은 선상에서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 데이터다.
팔각회향 중 항바이러스(anti-viral) 제로 쓸 수 있는 성분인 시키믹산(shikimic acid)을 함유하고 있으나, 이를 물에 끓여 섭취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성분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유기화학 공정을 거쳤으므로, 절대로 끓인 후 바로 용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먹지 말아야 하며, 특히 열성 체질인 사람들 및 노인과 아이는 더욱 그렇다.
아마도 항바이러스 성분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이를 약으로 쓰기 위해 끓여 복용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한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다음 데이터다.
여성호르몬 활성을 가짐: 함유된 anetol은 여성 호르몬 활성작용이 있다.
호르몬에 대한 데이터는 설명이 많지 않다. 로즈마리나 라벤더의 향만 맡아도 남자의 경우 여성호르몬 비율이 높아진다고 한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다음 데이터다.
중국 팔각에 대해 신경학적 독성과 위장관 독성을 가지는 것으로 의심해왔으나,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했던 7례의 유아 케이스에서 팔각 내에 일본 팔각이 섞여있음이 밝혀지면서 일본 팔각의 원인이 더 의심된다. 유아 연령은 2주 내지 12주였고, 증상은 팔의 긴장성(tonic) 경련, 짜증, 초조함, 긴장성 자세, 구토, 과흥분, 안구 굴림, 상향 주시 편향, 탈진, 창백함이었다. 심전도 검사에서나 실험실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음. 일본 팔각에서 발견되는 강력한 신경독소는 anisatin, neoanisatin, pseudoanisatin 등이다.
일본에서 보고된 바 500mg/kg의 에틸아세테이트로 추출한 일본 팔각 추출물은 마우스에게 투여 시 경련과 사망에 이르는 독성이 발생했다. 최종 분리 성분은 veranisatins였다.
즉, 중국 팔각의 문제라기보다는 섞여 혼용되는 일본 팔각의 문제가 커 보인다. (이 글에는 없지만) 성분으로 보아도 일본 팔각에서 추출되는 성분이 더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12주 내 유아에게 먹일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린이의 경우 신경학적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이 데이터들로 보면 팔각은 어린아이의 경우 먹지 않는 것이 좋고, 노인이나 열성 체질의 사람도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음식에 들어가는 정도로는 아주 어린 유아가 아니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10g 이하 용량을 사용하라는 권고에서 10g의 팔각은 꽤 많은 양이다. 큰 팔각 하나도 0.7g 정도이기 때문이다. 보통은 중국 요리에서도 1-2개 정도만 들어가니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온갖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는 그리 안전하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요리에서 자주 접하는 차예단(茶叶蛋)으로 향신료, 조미료와 찻잎, 삶아 껍질을 약간 부순 계란을 넣고 끓인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향신료와 찻잎 그리고 계란 껍데기에서 나오는 성분들이 합쳐져 아질산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중국사람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중국 요리사들도 이렇게 향신료가 다양하게 들어가는 (특히 찻잎이 같이 들어간다면) 요리의 경우 너무 오래 끓이거나 많이 자주 먹지 말라고 할 정도다.
어디까지나 음식과 약재의 경계선에 놓인 재료들의 독성은 '장기간 과다 복용 시' 보통 드러나기에, 특정한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