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허증에 더해진 이명
엄마께서 일전에 코로나로 중이염이 동반되어 앓으신 뒤, 매미소리 양상의 이명이 생기셨다.
동시에 오른쪽 SCM, 즉 Sternocleidomastoid muscle이 경직되어 있고, TP 점이 존재하였다.
설질(tongue body): 홍색, 측면부에 검은색 점
설태(tongud coating): 앞쪽 2/3 부위는 반질한 경면설, 후 1/3 부위는 황구니(때가 낀 듯하고 기름진 태)
이 황구니태가 식후 바로 관찰한 것이라 염색된 게 아닌가 의심, 다음날 아침 다시 보니 동일하였다.
맥진: 우측: 촌-구삽현세삭 / 관-홍삭(식후) -> 현삽삭(다음날 아침) / 척-현연
좌측: 촌-삽약 / 관-홍현삭(식후) -> 현삽삭 (다음날 아침) / 척-세현삭
독견맥은 없다고 판단함.
변증: 음이 허하여 반대급부로 항진되어 화가 뜨는 음허화왕이 약하게 있는 데다 양기 부족과 중기부족이 있다고 보았다. 말하자면 비(脾)와 신(肾)이 모두 허한 비신양허이다.
처방(하루치 용량): 인삼 (6g), 백출 (15g), 백복령 (15g), 산약 (8g), 자감초 (4g), 의이인 (15g), 연자육 (6g), 길경 (6g), 사인 (6g), 초 백편두 (8g), 모란피 (4g), 산사 (8g), 익모초 (12g), 한련초 (15g), 음양곽 (15g), 황기 (15g), 방풍 (6g), 독활 (6g), 계혈등 (12g), 녹용(뉴질랜드상대) (4g), 맥아(생) (10g), 선학초 (15g).
소화기가 약한 것을 고려하여 모란피를 4g으로 제한하였다.
늘 이전에 다른 한의원에서 보약을 복용하시고도 (내가 보기에) 결과가 뭔가 시원치 않아 선학초와 같은 삽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가미하였다. 선학초는 힘 빠진 데 틀어막는 탈력(脱力)초다. 중기를 보하는 것만으로는 기력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 판단, 녹용 상대와 음양곽 한련초 등을 보강하였다. 귀 부위 소통을 목적으로 계혈등, 독활, 익모초, 산사, 모란피를 더했으며, 혀 측면의 어점이 이러한 활혈제를 사용하는 보충 근거로 작용하였다.
여기서 황기 방풍 길경 한련초는 장석순의 승함탕과 구성은 다르나 개념을 차용했다.
흔하디 흔한 보중익기탕에 비해 승함탕을 좋아하는데, 승마를 빼고 방풍을 잘 사용한다.
이는 섭천사가 언급하였듯, 방풍은 기력을 끌어올리는 작용이 좋고 승마나 다른 비슷한 약재들에 비해 훌륭하며, 또한 풍약 중의 윤재로 건조화의 우려가 적어 사용한 것이다. 길경은 기력 올리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위 처방에는 이미 보중익기탕이 포함되어 있고, 평소에도 승함탕에 가감 운용하다 보면 어느샌가 보중익기탕이 되어 있는 때가 있기는 하다.
경과 관찰: 현재 20일 간 복용하시면서, 복용 초기부터 몸에 열감이 발생하면서 기운이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하시고, 현재는 기운이 좋아져 운동도 잘하고 계시고, 이명 또한 매미 소리에서 작은 '삐' 소리로 바뀌어 덜 힘들어하고 계시다. 일단은 고무적이다.
그래서 다시 10일 치 처방하였다.
삼령백출산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 쓰기가 매우 좋은 편한 처방이다.
화제국방류 처방의 '과건조화' 폐해가 보완된 처방이라, 경면설이 있는 경우 쓰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