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품위는 실력에서 나온다.
장르 : 뮤지컬, 멜로/로맨스, 코미디
국가 : 미국
러닝타임 : 103분
개봉일 : 1954.10.21
주연 :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
진정한 품위는 실력에서 나온다
돈 록우드는 무명 생활부터 시작해서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 대열에 올랐다. 레드카펫 등장부터 팬들이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지르고, 그의 이름과 얼굴이면 뭐든지 용서된다. 젊은이들에게 돈과 성공에 대해 영감을 줄 수 있는 아이코닉한 존재다. 레드카펫에서 그는 지난 날에 대한 감회를 말하여 언제나 '품위(dignity)'를 지켰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지난 날에 품위 있는 아름다운 날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갈 데 없이 처마 밑에서 비를 피했었고, 현 없는 바이올린을 우스꽝스럽게 연주하고 춤추며 배우보다는 광대에 가까운 역할을 분했으며, 여배우는 이름 없는 스턴트맨인 그를 한결 같이 무시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과거를 이렇게 표현했다. 아늑한 곳에서 편안하게 지냈으며, 최고의 교향악단과 함께 공연했고, 여배우와는 늘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자기 PR이 중요한 업계에서 스스로를 포장하기 위한 말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숨길 수 없는 단단한 실력이 있었다. 무성영화의 시대가 저물고 유성 영화의 시대가 도래하자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정확한 발음, 시원한 발성, 빈틈 없는 춤실력, 경험으로 다져진 연기력을 모두 갖춘 사람은 돈 록우드 뿐이었다.
없는 품위를 만들기 위해 업계에서 힘들게, 그리고 약간은 치사하게 버텼던 그에게 시련 속에서 갖춘 실력이 터닝포인트가 된다. 품위는 포장으로 만들 수 있지만 실력은 경험으로 쌓아가는 것이다. 유성 영화 시대를 맞이하여 시대의 흐름마저 탄 돈 록우드는 이제 어릿광대는 보내주고, 대배우가 올 일만이 남았다.
사연 없는 무덤 없다는 말처럼, 시련 없는 인생은 없다. 누구나 인생은 다 힘들고 불공평하다. 누군가에게는 이른 나이에 우연한 기회가 찾아오고, 또 누군가에게는 노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찾아온다. 소위 사람이 잘 풀리고 나면 다들 하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 날에 힘든 일들을 정말 많이 겪었고, 그것이 나를 성장시켰노라고. 지나고 보면 다 아름다운 기억이라 그런 것인지 자신을 위해 포장하는 말인지, 아직 성공하지 않은 나에게는 알 길이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수많은 일들을 겪은 것들이 대부분 재산이 될 만한 것들이라는 것이다. 세상엔 인생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않는 게 나을만한 나쁜 일들도 있지만, 그것들을 제외하면 모든 것들이 스토리가 된다. 힘든 일을 겪고 나서 그것을 훗날 추억으로 되돌아볼지, 힘들고 아팠던 시련으로 곱씹을 지는 그 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 품위 있게 나 자신을 포장해도 되고, 날 것의 나를 그대로 드러내도 상관 없다.
그렇지만 허세가 아닌 품위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 실력 없는 포장은 허울 뿐이니 오래 가지 않는다. 어떤 것에 임하든 꾸준히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 하며 남들에 비해서 부족함이 없어야, 과거를 포장하더라고 현재의 내가 무너지지 않는다. 실력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누가 나를 흔든다고 해도 내가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만 우뚝 서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진정한 품위는 실력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