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슬기 Feb 20. 2021

72시간 단식, 지난 3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영혼이 나갔어요


단식 3일 차 아침이 밝았다. 사실 단식 첫날부터 머리로는 이왕 시작한 것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가 뿜뿜이었으나 자꾸만 음식 사진에, 냉장고 속 맥주에, 하다 못해 먹다 남은 초코바에도 말초가 흔들려 정신이 혼미해지더라..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긴가민가 했으나 글을 적고 있는 현재 단식 48시간을 지나 58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은 2일 차의 기록을, 내일은 3일 차의 기록을 적고, 단식하며 느낀 점까지 묶어서 발행하려 한다.





단식 2일 차

 

2일 차에는 일정이 2개가 있었다. 강아지 동물병원에 가는 것과 이태원에서의 간단한 미팅. 태어나서 단식이 거의 처음이다 보니 24시간 이상 음식이 공급되지 않았을 때의 몸 상태가 어떠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막연히 초죽음 상태겠거니 예상하고 있었더니 이 간단한 2개의 일정이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나 보다. 일정을 한데 묶어 한 번의 외출로 뭉뚱그릴 수 있다면 차라리 좋았으련만 강아지와 요즘 다니고 있는 동물병원은 예약을 받지 않아 방문하는 대로 진료가 진행되었고 우리보다 먼저 온 강아지의 진료가 길어지면 그냥 주구장창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지라 집에서 고작 10분 거리의 동물병원이지만 실제로 진료를 다 마치고 돌아오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한 번은 1시간이 걸렸고 한 번은 1시간 반이 걸렸다. 어쩔 수 없이 2번의 외출을 받아들이고 잠을 청했더니 악몽을 꾸고 말았다. 하염없이 시간에 쫓기는 내 모습과 지하철에서 급격한 어지럼증에 주저앉는 내 모습이 뭉크의 절규처럼 회오리를 그리며 잠을 자는 내내 내 눈 앞을 떠다녔다.


오전 10시. 눈을 뜨자마자 대충 집 청소를 하고 동물병원에 갔다. 우리보다 먼저 온 강아지는 2마리뿐이었으나 그중 한 마리가 수술 상담을 위해 왔는가 보다. 꼬박 1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고 슬쩍 묻자 수술 전 필요한 검사 중이기 때문에 검사 종류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이 달라 남은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는 답변. 평소 같음 아 그렇군요 하고 다시 자리에 가서 앉았을 테지만 공복 34시간의 나는 결코 평소 같을 수 없어서 대략적이라도 알려주실 수 없냐고, 1시간을 기다렸는데 앞으로 1시간이 더 남았다면 집에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따지듯 말해버렸다. 자, 여기서 단식의 부작용을 하나 알아볼 수 있다. 예민해진다는 것. 다행히 한 10분쯤 더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되었다. 진료는 5분도 안 되어 끝났다. 1시간을 기다렸는데. 집에 가는 길에 아니, 예약을 왜 안 받는 거냐고!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거야! 마구 씩씩댔다.


오후 2시. 친구가 점심에 뭘 먹었는지 늘어놓으면서 입이 심심해 간식으로 뭘 먹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노티드 도넛을 먹고 싶은데 회사 근처에 없다고. 내가 어제 차마 먹지 못한 칸초 한 알이 떠오르면서, 배부른 소리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칸초라도 감사히 먹으라고 했다. 노티드 도넛이 먹고 싶은 사람에게 칸초를 먹으라니. 마침 옆에서 강아지도 덩달아 열심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래, 너네라도 먹어라.


오후 5시 반. 이태원 미팅을 다녀왔다. 꿈에서처럼 갑작스레 어지러움이 느껴져 주저앉는다거나 하는 일은 건장한 31세 청년에게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6시간만 더 버티면 거의 48시간 공복이다. 이태원 미팅과 관련된, 요즘 관심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다시 노트북을 켰다.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건 시험 기간만 되면 이상하게 평소 하지도 않던 뜨개질이 하고 싶다거나, 메이플 스토리 스탯 잘못 찍은 캐릭이 생각나 다시 키우고 싶다거나 하는 류의 주의산만이 아니었다.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를 버거워하는 느낌이었다. 찾고 있는 정보를 읽을 수는 있었지만 읽기가 무섭게 뇌에서 그대로 증발되는 느낌. 도저히 평상시처럼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오후 8시. 더는 안 되겠어서 찾아보던 것들을 끄고 다시 맛있는 녀석들을 틀었다. 돼지고기 부속구이 편. 어제 짬뽕에 자아를 지배당했던 현상의 데자뷰로, 마찬가지로 실컷 돼지고기 부속 부위들을 장바구니에 가득 담았다. 단식을 함께하는 친구가 갑자기 오늘 부로 그만 하겠다고 했다. 배신감이 살짝 들려했지만, 48시간 공복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에 이만큼 한 것도 대단하다고 했다. 너는 72시간 채울 거냐기에 이왕 시작한 것 해보려 한다고 하니 그럼 자기도 그냥 72시간 도전하겠다고 한다. 너도 배고파서 갈팡질팡 하는구나.


오후 10시. 앉아있을 힘도 없는 느낌이다.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기도 왠지 버겁다. 누워서 유튜브 하루한끼 채널을 보면서 단식이 끝나면 무엇을 해먹을지 입맛이 도는 레서피들을 마구 저장했다. 보식 기간에 먹으면 좋을 듯한 레서피도 몇 개 보인다. 내일은 합정에서 또 다른 미팅을 마치고 드디어 보식 기간에 먹을 음식들을 장 보러 가야지. 여전히 음식에 대한 미련과 욕구는 한가득이지만, 어제보다는 확실히 체념한 느낌이다.




단식 3일 차


오전 9시. 잠이라도 늦게까지 자야 덜 배고플 텐데, 쓸데없이 일찍 눈이 떠졌다. 침대에서 유튜브와 주식을 번갈아 보다가 9시 반에 일어나 강아지 눈곱을 떼주고 몸무게를 재보았다. 20대 초반, 나는 몸무게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다 그게 식이장애로까지 이어졌던 적이 있다. 키 -120 언저리의 무게를 유지하면서 늘 피곤했고, 감기와 각종 질병을 달고 살았다. 호주에 다녀온 이후부터일까, 자기 개성대로 자기 몸을 사랑하며 자신을 아끼는 여자들을 여럿 만난 후 점점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후 몸무게를 재지 않고 살았다. 다시는 숫자에 집착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직장인 건강검진 때만 몸무게를 재왔고, 마지막으로 쟀던 무게가 벌써 1년도 더 전이니 단식을 진행 중인 시점에서 무게를 잰들 시작 무게에서 얼마만큼 줄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1년 전에 잰 무게와 비교하자면 2.5kg 정도가 줄었다. 굳이 평소 재지도 않던 무게를 잰 이유는 당장 배고파 미쳐버릴 지경인 내가 2일이나 힘겹게 단식을 하고 난 뒤 얼토당토않은 음식을 소량 집어먹음으로써 말도 안 되게 72시간 단식을 실패하게 될 것이 두려워 미연에 방지 차원 및 남은 24시간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함이었다. 무게를 잰 뒤 간단히 스트레칭용 요가를 하고, 글을 썼다.


오후 1시. 합정에 미팅이 있어 휘청휘청 지하철역으로 걸어갔다. 데드맨워킹이란 이런 것일까. 비쩍 마른 동태 눈깔로 개업 식당 앞에서 흐느적거리는 바람인형처럼 걸었다. 합정역에 빵 냄새가 진동을 했다. 내게 왜 이런 시련을. 괴로웠다.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합정역에서 빠져나온 뒤 또다시 휘적휘적 미팅 장소를 향해 걸었다. 걷다가 보도블럭 하나가 움푹 패여있어 자칫 넘어질 뻔했다. 쪽팔리기보다는 왜 하필 지금 내게 이런 시련을 하는 원망스런 마음이 들었다. 속이 허해서 말이나 제대로 나올까 싶었는데 미팅이 시작되자 1시간 남짓 열심히 할 말을 했다. 상대도 단식 중인지 목소리가 한없이 소근거려 나 역시 목소리를 키울 필요가 없어 다행이었다.


오후 3시. 미팅이 끝나자마자 집에 왔다. 쥐뿔도 단김에 빼라고 바로 강아지 산책을 나섰다. 아무래도 미팅엔 코트를 입고 갔었는데, 어제 날씨가 그다지 춥지는 않았음에도 나는 속부터가 허하게 시려와 외투라도 단단히 입어야겠어서 영하 5도, 10도에나 입던 롱패딩을 입고 지퍼를 목 끝까지 채웠다. 한 30분 걸었을까, 영혼이 탈곡된 기분이었다. 강아지는 집에 가기 싫다고 뻐튕겼다. 누나가 길바닥에 드러누워야 속이 시원하겠니.


오후 5시. 집에 와서 강아지 목욕까지 시켰다. 나를 원망의 눈초리로 쏘아본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씻어야 한단다. 찬물보다는 따듯한 물이 더 포만감이 있을 것 같아서 물을 끓였다. 포만감은 그다지 모르겠지만 속이 따듯해지는 느낌이 괜찮았다. 또 요즘 관심 있는 분야의 일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역시 집중은 힘들었다.


오후 8시.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크게 재밌지는 않았지만 영화 러닝타임 1시간 40분 내내 음식은 5분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볼만했다. 단식 마지막 날이어서인지 기력이 후달리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샤워라도 할까 싶었다. 내일 또 약속이 있으니 내일 씻어야겠다며 침대에 드러누웠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씻어야 한다며 강아지는 박박 목욕시켜놓고 나는 그냥 누웠다. 따지자면 어제의 나는 흡사 워킹데드 같았기 때문이다. 맛있는 녀석들을 틀었다. 단식을 하는 72시간 동안 맛있는 녀석들을 족히 7화는 본 것 같다. 어제 봤던 에피소드가 과연 압권이었다. 매운 소갈비찜과 보리밥 편. 그냥 먹어도 맛있는 매운 소갈비를 뼈채로 들고 뜯고, 소스에 비벼먹고, 사이드로 나온 고추잡채에 밥을 비벼 그 위에 잘 바른 매운 소갈빗살을 얹어먹는데 돌아버릴 것 같았다. 마지막에 입가심으로 시킨 듣도보도 못한 한우 물회가 또 진정성 있게 내 위장을 흔들었다. 이어서 나온 10가지 나물을 넣고 비빈 보리밥이야 말해 뭐해. 진짜 다 포기하고 싶었다. 그나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민경장군이 한입만에 걸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성을 붙들었다. 그렇게 맛녀석을 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다.




단식 4일 차


72시간 단식 이래 놓고 단식 4일 차가 웬말인가. 전편에도 적었듯, 나는 17일 새벽 1시쯤 먹은 쿠키를 마지막으로,  따지자면 20일 새벽 1시에 꽉 채운 단식 72시간이 마무리되었어야 하나, 17일 오전 10시쯤 제로콜라를 마셔버리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단식 시작 시간이 17일 오전 10시로 변경되어 20일 오전 10시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공복은 17일 새벽 1시부터인데 말이다. 상당히 억울하긴 하지만 사실 20일 새벽 1시에 단식이 끝난 다고 한들 그 야심한 시각에 꾸역꾸역 텅 빈 위를 채운 뒤 곧바로 잠들기도 뭣하고,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겠다며 단식 기간 내내 아메리카노조차 마시지 않고 오로지 물과 소금만 섭취했기 때문에 까짓 거 9시간 더 참은 뒤 오전 10시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새벽 4시와 6시 반에 잠깐씩 깼고 최종적으로 오전 9시에 일어났다. 길고 긴 1시간이 지나고 나는 드디어 사골국물 한 그릇과 동생이 에어프라이어로 정성껏 구워온 고구마 반 개를 먹었다. 약 81시간 동안 단식 끝에 먹는 첫 식사 치고는 턱없이 간소하지만 단식 못지않게 중요한 게 보식이라니 어쩔 수 없다.

 



72시간 단식 후기


눈에 보이는 변화

피부가 밝아짐 - 원래 피부가 조금 울긋불긋하고 피부톤이 고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나 피부 톤이 전체적으로 밝게 맞춰진 느낌이 든다.

기초대사량 저하 - 몸무게가 줄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원래 1400대 중반을 유지했으나 1300대 후반으로 훅 떨어졌다.

근손실 - 늘 하던 가벼운 아침 요가를 단식 3일 차에 했더니 후달리는게 느껴졌으며, 푸쉬업 역시 팔이 호달달 떨렸다.

최종 몸무게 변화 -3.7kg

몸매 변화 - 수치로 재보지는 않았으나 타이트하던 원피스와 스커트 살짝 여유 있는 핏이 되었고, 팔뚝 부분이 딱 맞던 반팔 원피스는 팔뚝이 남았다.


단식을 하는 동안의 기분 변화

성격 파탄날 조짐이 보였으나 내가 선택해서 시작한 단식이기에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주변인들 말로는 느껴졌다고 함.

음식점을 보면 한없이 슬퍼졌다. 입간판에 인쇄된 음식 사진을 보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나 싶고 맥주 사진을 보면 나도 2L는 마실 수 있는데 싶은 허세가 샘솟으면서 결국은 슬픈 감정으로 귀결되었다.

또한 음식을 볼 때마다 혼잣말이 주체되지 않았다. 정말 맛있겠다, 나도 저 맛 아는데, 나도 행복하고 싶다 등등

커피를 엄청 엄청 즐겨마시던 타입이 아닌데도 커피 향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제로콜라 없으면 죽는 사람으로서 단식에 제로콜라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글들을 읽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단식을 위한 팁

72시간 단식을 하면 안 되는 사람들, 당뇨가 있거나 미성년자이거나 임산부, 수유부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단식에 대한 유의사항을 살펴보았을 때 나는 딱히 72시간 단식을 해도 위험할 것 같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이것저것 더 열심히 알아보지 말고 일단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하니 차라리 쉽더라.

몸무게를 재는 것을 추천. 원래 몸무게 재는 것에 거부감이 있던 사람이지만 몸무게를 잼으로써 동기부여가 되었음은 물론이고, 힘들게 단식한 만큼 보식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만약 몸무게를 재지 않고 대충 옷으로만 가늠했더라면 내 무게가 어디까지 빠졌는지도 모르고 보식 기간 혹은 그 후에 유야무야 보이는 대로 먹다가 3일 개고생을 완전 헛짓거리로 흘려보내고 말 것임을 확신한다.

단식을 시작하려거든 <아침에 시작하기>를 무조건적으로 추천한다. 단식 시간은 마지막 식사를 마친 직후부터 카운팅 하므로, 만약 저녁을 먹은 시점 혹은 나처럼 야식을 먹은 시점부터 단식에 돌입한다면 단식이 끝나는 시점 역시 저녁 혹은 늦은 밤이 될 것이다. 단식 기간이 어찌 됐든 며칠을 쫄쫄 굶었는데 단식을 마친 후 야심한 시간에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면(늦은 시간 식사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괜히 그게 부담스러워 나처럼 아침까지 기다리느라 본의 아니게 단식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단식을 시작하면 마지막 날 아침 단식이 끝난 직후 곧바로 음식을 섭취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사실 72시간 단식을 친구가 하겠다고 했을 때 내 솔직한 생각은 '그런 미친 짓을 왜 하지?' 였다. 그만큼 단식에 거부감이 컸고, 살면서 나는 못 할, 안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홧김에 시작한 이 미친 짓을 끝낸 뒤 느낀 점은 세상에 못 할 일은 없다는 것이고, 앞으로 다신 안 해야겠다 싶은 정도의 미친 짓은 아니라는 것.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개운하다. 단식이 끝나면 크림치즈 머핀과 칸초와 초콜렛바를 가장 먼저 먹어야지 싶었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보식 기간도 최대한 잘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든다.


생각보다 정말 죽을 것 같다 싶은 72시간은 아니었다. 다만, 마지막 날 저녁부터는 기력이 딸려 내가 정말 좀비가 된 기분이긴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락앤락에 담긴 배스킨라빈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