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소학생》, 1948년 3월
땅감나무
키가 너무 높으면,
까마귀떼 날아와 따 먹을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키가 너무 높으면,
아기들 올라가다 떨어질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1948년
-동시집 《감자꽃》. 1994년
북쪽 동무들
북쪽 동무들아
어찌 지내니?
겨울도 한 발 먼저
찾아왔겠지.
먹고 입는 걱정들은
하지 않니?
즐겁게 공부하고
잘들 노니?
너희들도 우리가
궁금할 테지.
삼팔선 그놈 땜에
갑갑하구나.
-1948년
-동시집 《감자꽃》. 1994년
충청북도 충주(忠州) 출신으로 어려서 한학자인 조부에게서 한문을 배웠다. 1935년 경성제일공립고등보통학교(지금의 경기고등학교) 재학 중 최인형(崔仁衡), 염홍섭(廉弘燮) 등과 함께 항일비밀결사단체에 가입하여 민족의식을 키우던 중 졸업 직전 친일 발언을 한 학생을 구타하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에 재학하던 중 고교 동창인 염홍섭 등과 독서회를 조직하여 조국의 독립과 새로운 사회 건설에 대해 논의하였다. 1938년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폐결핵으로 풀려났으나 대학에서는 퇴학 당하였다.
1941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야학을 운영하고 창작활동에 전념하였다. 한국전쟁 때 약을 구하지 못해 병이 악화되어 별세하였다. 대표작은 동시 '감자꽃'이며 충청북도 충주시 칠금동 산1번지에 감자꽃 노래비가 있다. 2005년에 대통령표창이 추서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권태응 [權泰應]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