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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리 Aug 30. 2016

04_드디어 첫날

미팅포인트까지 이동하기, 다른 참가자들과의 첫 만남, 홈스테이 근처 산책

WHV가 시작되는 날은 7월 25일이었고, 나는 하루 전 날인 24일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캠프리더와 다른 팀원들과 오후 1시에 미팅포인트인 족자카르타 트랜스족자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1시까지 그곳에 도착해야 했기에 족자카르타까지 오전 비행기를 타고 갔다. 자카르타는 교통혼잡으로 악명이 높은 도시기에 호텔을 아예 공항 안에 위치한 곳으로 잡았다. 어차피 자카르타에 늦은 시간에 도착하고 또 오전에 족자카르타행 비행기를 탈 것이기에 이동 거리, 시간, 비용을 생각하면 공항 안 호텔이 최고였다.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봉사활동이 진행될 족자카르타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이 걸렸다. 가기 전 하도 인도네시아 국내 여객기 사고 뉴스를 많이 접했던 터라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타고 족자카르타까지 갈까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약 8시간이 걸리고 또 기차표를 예약하려면 현지 사이트를 이용해야 해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까지는 바틱에어를 탔고, 족자카르타에서 자카르타로 돌아올 때는 에어아시아를 탔다. 결과적으로 걱정은 안 해도 됐다. 안전했고, 쾌적했다. 바틱에어는 물과 빵도 줬다. 그래서 더 만족스러웠다.


라이언 에어의 자회사인 바틱에어. 자리도 좋았다. 바틱에어 덕분에 족자카르타에서의 첫날이 기분좋게 시작되었다.


족자카르타 공항에서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 친구를 만났다. 사전에 WHV참가자끼리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는 데 그때 만나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 연락을 했었다. 


공항에서 미팅포인트까지는 걸어서 가기엔 거리가 꽤 멀어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를 잘못 타면 가까운 거리인데도 뺑 돌아가서 늦게 도착하고, 택시 비용을 덤터기 쓴다기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선불로 택시비를 지불해 덤터기 걱정이 없는 정찰제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를 타고 미팅포인트까지 약 20분이 걸렸다. 생각보다 가까웠다.      


서둘렀지만 미팅포인트에 1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그곳에는 분홍색 히잡을 쓴 캠프리더 '비아' 혼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참가자들은 모두 숙소로 이동했다고 했다. 숙소까지 태워줄 차를 기다리는 동안 비아와 함께 현지 유심칩을 사고 같이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눴다. 비아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다른 참가자들을 기다려야 해서 미팅포인트에 남았다. 숙소까지 타고 갈 차가 도착하고, 차 안에는 또 다른 캠프리더인 애니스가 타고 있었다. 그녀는 비아보다 좀 더 조용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멕시코 참가자 2명을 포함해서 우리 팀은 총 14명이었다. 캠프리더 2명, 한국인 참가자 2명, 이탈리아 참가자 1명, 말레이시아 참가자 1명, 현지 참가자 6명으로 구성되었다. 서로 이름과 어디서 왔는지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짐을 푼 뒤에 숙소 주위로 산책을 갔다. 

온통 초록빛이었다. 빨래를 널어 논 모습이 정겨웠다.

닭들과 사람이 함께 같은 길을 걷고, 자주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지나다니고, 염소도 보이고, 소도 보이고 초록빛 논밭이 드넓게 펼쳐진 시골 마을이었다. 현지 참가자 친구들은 눈 앞에 보이는 식물이 무엇인 지, 나무에 열린 저 열매가 무엇인 지 설명해줬다. 현지인 참가자 중 유일한 남자인 피키였던 주인에게 양해를 구한 후 파파야를 따줬다. 점점 느꼈던 것이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정말 정이 많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드라마와 영화 덕분에 한국이라는 공통 분모가 생긴 나와 현지인 친구들은 만난 지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아 편해졌다. 한류의 힘이었다. 현지인 친구들 중 한국을 가본 이는 한 명도 없었지만, 한국을 친숙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빠, 언니. 아니야, 응.'등 간단한 한국말 몇개를 알고 있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인 배우들의 이름을 대며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혜리'라고 내 이름을 말했을 때 '걸스데이, Replay 1988(응답하라 1988), 덕선'이라는 예상치도 못한 반응이 나왔다. 인도네시아에서 덕선이가 이렇게나 유명했다니! 인도네시아가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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