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읽고걷는 최선화 Apr 26. 2024

물기 가득 머금은 4월 어느 아침 풍경

식물의 재발견

비 내린 다음 날 아침  공원은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이파리들 끝에 매달린 물방울을 볼 수도 있고, 물을 가득 머금은 민들레 홀씨도 만나게 됩니다. 이파리들과 꽃들은 아침 햇살을 향해 활짝 얼굴을 듭니다. 잠꾸러기  물망초, 제비꽃들은 아직 얼굴을 모으고 자고 있습니다. 간밤 내린 비를 맞느라 피곤했나 봅니다.

 

공원을 걷다 보면 이른 봄 꽃을 먼저 피우느라 야단 법석이던 시간을 지나 식물들은 조금 천천히 가기로 약속한 듯합니다. 꽃과 잎이 같이 피어나고 자라는 철쭉도 있지만, 잎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은행나무, 단풍나무도  있습니다. 라일락도 그 무리에 끼워줘야 하겠네요.


이런 아침을 표현하려면 65색 크레파스로도 모자랍니다. 그리운 마음을 어찌 적을까 고민하다 백지 편지를 보냈다는 누군가처럼 하얀 도화지를 그냥 바라보기만 합니다. 비 내린 다음 날 공원은 연두가 얼마나 다양한 빛깔을 가졌는지 깨닫게 해 줍니다.

이른 아침 공원은 조금 천천히 걸어도 좋습니다. 간밤에 떨어진 꽃잎들이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그대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식물들이 하는 아침 인사도 들을 수 있답니다.


#낙화벚꽃

#보리수나무꽃

#산딸나무꽃

작가의 이전글 도심에서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