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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가득하지만 제법 우아한 첩보물의 등장

영화 <블랙 백> 리뷰

by 민드레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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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순간, 믿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온갖 불안감과 긴장감이 엄습한다. 도망칠 수 없는 진실게임 앞, 거짓을 말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영화 <블랙백>은 시작부터 관객을 혼란과 의심의 늪으로 빠뜨린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2025년 3월 19일 개봉한 영화이다.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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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의 목숨이 달린 사건을 조지에게 일주일 내로 내부 배신자를 색출하라는 임무가 떨어진다. 내부 인물이 얽혀 있다는 정보가 입수된 것이다. 그 사이 5명의 용의자가 추려졌고 속엔 아내 캐슬린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 있다는 조지. 만약 캐슬린이 범인이라면 조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무런 내색 없이 일을 진행시키는 조지의 속내를 알 수는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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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조지가 모든 용의자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면서 본격적인 진실게임이 시작된다. 블랙 백으로 무마되었던 거짓이 그들이 앉아있는 식탁에서는 무의미한 일이나 마찬가였다. 바로 조지가 직접 만든 요리에 진실을 털어놓게 만드는 약을 섞어 먹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들 또한 요원이기 때문에 바로 무언가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은 탓에 미끼를 던져놓고 진실을 '유도'하는 방식의 일환인 것이다. 점차 진실을 가렸던 사실이, 서로를 속이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그 흔적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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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업의 특성상 애인을 오래 사귀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한다. 이들은 정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고, 거짓말에 능숙하며, 블랙 백을 핑계로 댈 수 있는 면죄부까지 있으니 더욱 신뢰를 쌓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 부부 조지와 캐슬린은 20년을 넘게 살며 그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에게 그 비법을 물어보면 무조건인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대답한다. 상대방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저지를 수 있을 만큼 서로를 미치도록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의 끈끈한 유대는 오랜 세월 쌓아온 관계의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치의 거짓이나 의심될 요소가 없이 자신이 모든 것을 알아야 도와줄 있다는 것일까. 작은 의심에서 시작된 추적은 예기치 못한 사실로 그를 인도했다. 자신을 추적했다는 사실에 어떠한 내색 없이 또 다른 위험에 빠진 연인을 구하러 나선다. 만약 정말 캐슬린이 범인이라면 조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흔들리고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던 조지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아마 캐서린이 범인이었다 할지라도 조지는 캐서린을 선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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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 감독이 거대하게 짜놓은 판에 휘말려드는 기분이 든다. 점차 범인에 대한 단서를 풀어놓으며 관객 또한 범인 찾기에 몰두하게 만들지만 조금씩 비껴나가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정체를 알 수 없게 만든다. 범인을 추려내는 것이 약간 지칠 때쯤 처음과 같은 식탁에 앉아 다시 진실 게임을 나누며 범인의 정체를 드러낸다. 이 부분의 결말에서 반전의 묘미를 느끼기에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지만 그 아쉬움을 덮을 만큼 영화의 긴장감이나 세련된 스타일,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다. 또한, 주인공이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고, 함정에서 빠져나오는지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잘 그려낸 영화였다. 94분이라는 짧은 상영 시간 내 할 수 있는 모든 재미를 압축해 넣고, 그 속에서 무척이나 우아하고 세련되게 첩보물을 완성해 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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