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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현 Jul 19. 2023

때에 맞는 선택을 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모처럼 퇴근 후에 동네 카페로 향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었거든요. 아내의 허락도 받은 일인데 일상이 분주해 한동안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역시나 너무 행복한 시간입니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메모를 끄적이며 묵은 고민과 새로운 생각들을 종이 위에 쏟아냅니다. 카페에서 그렇게 세 시간을 보내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고맙게도, 아이는 아내가 잘 재워주었습니다. 얼마 전 한살이 줄어 다섯 살이 된 아들입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씻을 준비를 하는데, 아내가 오늘 아들이 했다는 별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 로건이 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갑자기 ’ 엄마, 오늘 아빠 없어서 보고 싶고 힘들고 그래?‘ 그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니? 괜찮은데?‘ 했더니 ’ 나는 쪼끔 힘들어. 아빠 보고 싶어.‘ 하는 거 있지.”


못 본 지 고작 하루인데 귀엽다며 아내와 함께 웃다가, 오늘 책에서 읽은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쓴 김민식 PD 님 이야기인데요.


그는 직장인이자 아빠로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지금까지 7권의 책을 냈습니다. 저녁 약속은 거의 잡지 않았고,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 시간을 자신을 위해 투자하지 않았고, 대신 새벽을 깨워 글을 썼습니다. 가족들과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오늘처럼 퇴근 후에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지금의 나에게 맞는 선택인지 질문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고작 몇 년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자기 생활을 찾아갈 텐데, 지금은 한 시간이라도 더 함께 하는 게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


저도 한때 새벽을 깨웠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혼자 조직문화에 대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나름의 모멘텀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정도의 간절함도 없이 가족들과의 시간을 희생하며 쉬운 자유시간을 만드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부터는 새벽을 깨우기로 했습니다. 퇴근 후에는 집에서 가족들과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일상을 즐기기로 하고요. 그게 저의 지금에, 추구하는 우선순위에 맞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다짐을 기록하느라 시간이 늦었네요. 서둘러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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